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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목화솜이불 솜틀집에서 리폼해보자

Life|2020. 12. 10. 17:36

얼마전에 부모님 댁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어릴때 쓰던 작은 방에 10년만에 들어가봤는데요. 이제는 오래된 장롱과 책상, 쌀 같은 것들이 그 방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오래된 목화솜이불, 담요 이런 것들이 잔뜩 들어있더군요.

 

사람은 컷다고 도시로 나가고 오는 사람은 없고 새로운 이불은 계속 쓰다보니 버리지도 못하고 쌓여있는 것들이었습니다. 부모님께 버리라고 말씀을 드려봤는데 버리기는 아깝고 나중에 급하게 쓸 곳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그냥 두신다고 합니다. 그래서 알아보니 오래된 목화솜이불을 새 제품처럼 바꿔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가 있더군요. 그게 바로 솜틀집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런 가게가 있다는것도 처음 들었고 솜틀집 이라는 단어도 처음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알아보니 기업형이 아니라 작은 가게에서 진행하는 서비스였는데요. 저희 집 근처에도 몇 곳이나 있고 전국적으로 지역마다 많은 매장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12월 말에 다시 부모님 댁으로 가게되면 이불 몇 개만 갖고 나와서 맡길 생각입니다. 죽은 솜도 다시 살려주고 요즘 스타일로 순면 커버를 씌워서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어준다더군요. 제가 사는 곳이 작은 시골이라 픽업, 배달 이런 서비스는 안되지만 그냥 제 차로 갖다드리고 이불 리폼을 부탁드릴 생각입니다.

 

제가 알아본 내용을 살짝 올려볼게요. 저처럼 고민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한번 거주 지역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 인터넷에 막 돌아다니는 사진입니다. 혹시 문제가 될까봐 상호명은 지웠는데요. 대부분의 솜틀집은 이렇게 영세한 규모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요즘 대부분 침구류 구매가 온라인 쇼핑몰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사양 산업이 되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찾는 분들이 많아서 지역명 + 솜틀집으로 검색만 하시면 쉽게 연락처나 위치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오래된 목화솜이불을 리폼해서 새 상품으로 바꿔주는 것입니다. 업체에 따라서 디자인이나 크기까지 지정할 수 있다고 하네요.

 

사실 솜의 경우 시간이 오래 경과하면 뭉치고 딱딱해집니다. 또한 누렇게 변색되면서 세균도 번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디자인이 요즘의 제품과 다르다고해서 바꾸는게 아니라 위생과 기능성 향상을 위해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됩니다.

 

솜틀집에서는 가져온 오래된 목화솜이불을 해체해서 안에 내용물을 일일이 다 분해하게 됩니다. 이후 고압 프레스를 이용해서 오래되어 딱딱해진 솜들을 얇게 펴면서 따뜻한 공기를 주입해서 원래의 뽀송뽀송한 모습으로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살균 작업을 2차례 진행해서 이미 번식한 세균을 제거하는 과정도 거친다고 하네요. 이후 고객이 요청한 디자인이나 커버에 맞춰서 다시 이불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제 경우 부모님이 계시는 곳이 쓰레기 분리수거가 되는 곳이 아니라서 버리기도 어렵다보니 찾게 된 서비스인데요. 다른 분들의 경우 특히 도시 거주자들은 대형 쓰레기로 1장당 2천원 정도의 비용을 내고 버리셔도 됩니다. 다만, 버리기 아까워서 다른 방법을 찾고 계신다면 오래된 솜을 새 것처럼 만들어서 다시 이불을 만들어주는 솜틀집을 알아보셔도 좋겠습니다.

 

아마 막상 알아보시게되면 생각보다 많은 곳들이 영업을 하고 있을테니 픽업 및 배달 가능여부, 디자인 및 사이즈 조정 가능 여부, 가격 등을 미리 물어보시고 업체를 선정해서 이용하시면 되겠습니다.

 

* 그나저나 이불은 리폼하면 되는데 오래된 담요는 그냥 버려야겠어요. 그 놈은 제가 어릴때부터 집에서 썼던건데 지금도 제 예전 방에 깔려있더군요. 40년 된거같은데 다음에 가면 쓰레기를 처리할때 같이 버려야겠습니다. (어른들 꽃 그림 맞추기 놀이할때 밑에 깔면 제격인데 요즘은 거의 안하셔서 버려도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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