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친형 100억 횡령 사건에 대한 잡담 (가족의 의미)

Enter.|2021. 4. 3. 15:05

지난 주 본가에 일이 있어서 일주일간 머물렀는데 그때 어머니께서 박수홍 친형 100억 횡령 사건 이야기를 하셨다. 자세한 내용은 듣지 못했지만 가족끼리 돈 문제가 있어서 심리적 고통이 심각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제서야 사건 내용을 찾아봤다. 평소 뉴스도 안 보는지라 기사 몇 개를 검색해봤는데 문득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서 이 글을 적는다.

 

30년, 일반인이 정상적으로 경제 활동을 했으면 은퇴할 시점의 박수홍, 100억대의 소득과 친형의 횡령, 숨겨져있던 가족들과의 관계가 세상에 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실관계는 나와 관계가 없고 알 수도 없는 문제라 논외로 하고 가족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만 말하고자 한다.

 

내 기준에서 가족은 부모님 보살핌을 받으며 하나의 공동체 안에 있는 사람이다. 그 말인 즉슨 현재 시집을 가서 일가를 이룬 동생은 엄연히 내 가족이 아니다. 이미 남의 식구이고 나와는 혈연으로 묶인 지인일 뿐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는데 아마 박수홍 사건과 살짝 오버랩 될거라고 생각해서 적어본다.

 

30대 초중반이었을 무렵에 동생이 그런 말을 하더라. 오빠가 장가를 가서 아이를 낳으면 나와 우리 아이들은 찬밥이 될테니 그 전에 최대한 뽑아먹어야겠다는 내용이었다.

 

난 이 말을 웃으며 들은 뒤로 동생과 조카에 대한 지출에 상당히 소극적으로 변했다. 아이들 옷이 수 십만원, 초등학교 1학년 책가방이 몇 십만원, 신발, 휴대전화 그 외 등등등. 아이들 장사가 남는다지만 지나치다고 생각하면서도 조카들이니까 해줬었는데 이제 안 한다.

 

경제 개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동생 내외에게 훈계도 안하고 방법도 더 이상 말해주지 않는다. 굶어죽기 싫으면 살려고 발버둥이라도 치겠지. 이미 양가 부모님들도 다 등을 돌린 상태다. 우리 집에서만 5천, 사돈댁에서만 1억 넘는 돈이 그것들 생활비로 들어갔다. 그 시간 동안 동생 내외는 자력으로 해결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지.

 

돈을 벌어서 대주는 사람은 짜증나고, 돈을 받아서 쓰기만 하는 것들은 하늘에서 돈다발이 떨어지는줄 알더라. 나는 살기 힘들고 부모, 형제들 통장에는 현금이 있으니 그것 좀 같이 쓰는게 무슨 큰 일이냐며 화를 내더라. 이런 집구석이 널리고 널린게 인간사다. 가족? 그건 어디까지나 시집, 장가가기 전에 부모님 밑에서 같은 울타리 속에 살 때의 이야기다. 형제가 일가를 이루고 독립했으면 그건 남인거지 가족이 아니다.

 

박수홍 친형 횡령 문제도 이와 결이 같다. 그는 결혼하지 않았고 친형은 결혼해서 배우자와 자녀를 둔 상황에서 모든 중심은 자신들에게 쏠릴 수 밖에 없다. 혼자 사는 남자가 무슨 돈이 그리 필요하냐며 빼앗을 수 있는만큼 빼앗아가려고 발악을 하겠지.

 

이런 상황을 생각했을때 박수홍 친형 횡령 사건에 대해서 솔직히 말하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같잖은 공교육에 세뇌당해서 같잖은 것들 밑에서 30년 동안 노예 생활을 한 것 뿐이다. 아직 50대 초반이니 이제라도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살아가길 바란다. 적어도 20년, 길면 50년은 더 살텐데 이제라도 정신차리면 다행이지 않을까 싶다.

 

또 가족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GIVE & TAKE는 기본이다. 주고 받는게 균형이 안 맞으면 이미 그 관계는 잘못된 것이다. 잘못된 관계는 평상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위기가 찾아왔을때 전혀 예상치못한 변수가 되어 내 인생을 작살낸다. 박수홍씨는 아직 인생이 작살나는 단계는 아니잖아? 앞으로 잘 하면 된다.

 

언론의 무능과 파렴치함

 

친형 내외가 돈이 있긴 한가봐? 사건이 공론화되고 지인이라는 사람들이 등판하여 박수홍의 인성과 잘못을 비난하며 물타기를 시도했었다지? 그걸 갖고 각종 언론에서도 기사들을 쏟아낸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예전에 하던 일도 광고판에서 굴러먹던 일이라 언론이 돈에 매수되어 남의 가족들은 물론 나라까지도 팔아먹는건 많이 봤다만 지인들은 뭐냐? 박수홍이 그런 사람이었으면 동생 돈이나 슈킹해서 호의호식하는 형하고 그런 형한테 기대서 중년에 궁핍하지 않으려고 시집 온 형수한테 그렇게 당했겠나? 애초에 이 논란에 물타기가 될 정도로 인성에 문제가 있었으면 당하지도 않았겠지.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제일 혐오하는게 남의 등에 빨대꼽고 연명하는 기생충들인데 그 친형하고 배우자, 조카가 딱 벌레들이잖아. 박수홍 인성에 정말 문제가 있었다면 빨대를 꼽히지도 않았겠지.

 

마지막 잡담

 

사실 사람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게 제일 좋다. 하지만 세상이 그렇지 못할때는 사람보다 돈을 믿는게 더 낫다. 최소한 돈은 배신하지 않거든. 최소한 돈은 떨어지기 전까지는 가짜 마음이라도 옆에 붙여둘 수 있거든. 돈보다 사람에게 더 의미를 두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은 복 받은 삶이다. 하지만 그걸 위해서 가짜에게 인생을 도둑질 당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일단 돈을 믿고 그 뒤 사람을 사서 그를 부려라. 그러다보면 진짜도 찾을 수 있겠지. 진짜를 찾을수는 없어도 최소한 비참한 인생은 되지 않는다.

 

좋은 말은 아니지만 환상을 쫓다 인생이 흔들린다고 느낀다면 너무 사람에게, 관계에 정성을 쏟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들이 생각만큼 그렇게 의미있지 않거든.

 

세상에는 말야 뭔가를 얻어먹으려고 들러붙는 사람들을 부리면서 즐거움을 찾는 부류도 많아. 그런데 그런 부류가 더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더라. 그렇게 적당히 버리고 적당히 뭉개면서 살아야지. 가족이라고 친구라고 연인이라고 얽메이지 말자. 오는 사람이 있으면 가는 사람도 있겠지. 뭘 그리 겁내서 30년을 남의 자식까지 챙겨가며 노예 생활을 하나.

 

* 나도 한 20년 날렸지. 포기한지 한 1년 됐네. 사람? 희생해야 붙잡을 수 있는 관계는 없는거보다 못하다는걸 마흔이 되어서야 깨달았지. 덕분에 이제는 밤에 잠을 아주 잘 잔다. 박수홍처럼 돈을 잘 벌지도 못하고 모아놓은 재산도 없지만 그래도 갑자기 훌쩍 떠나고 싶을때 보름에서 한 달 정도는 여행을 갈 정도는 되거든. 이러면 된거지.

 

* 나도 진짜 사람 잡으려고 많이 퍼줬다. 아마 내 상황이 갑자기 나빠지지 않았다면 난 지금도 퍼주면서 안심하고 위로받고 있었을거야. 어쩌면 내게 위기가 일찍 찾아온게 다행이라고 생각해. 덕분에 돈도 안되는 이런 잡담이나 적으면서 편하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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