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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름, 외국 영화가 승승장구하는 이유

Think|2019. 7. 5. 17:19

최근 멀티플랙스 영화관에서 본 작품들을 떠올려봤다. 롱 리브 더 킹, 비스트, 악인전, 기생충, 스파이더맨 정도다. 개인적으로 자막을 따라가는게 귀찮아서 한국 영화를 보는데 만족스러운 적이 별로 없다. 1년에 2~3편 정도라도 나오면 다행이다. 

 

▲ 방금 어떤 기사에서 국내 작품들이 2019년 여름 극장가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하는 내용을 읽었다. 그나마 기생충 하나 외에는 없다는데 나 또한 공감한다.

 

사실 이 이야기는 예전부터 블로그를 통해서 했었다. '시나리오 품질이 낮다.'는 이유, 감독이 대본까지 쓰는 어처구니없는 관행, 시나리오 작가가 편의점 알바보다 생활이 불안정한 현실, 제대로 된 교육기관조차 없는 업계의 상황 등이 만들어낸 비극이다.

 

특히,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함께 하는건 최악이다. 작가와 싸우기 귀찮다는 이야기거든, 두 사람이 싸우면서 텍스트가 영상으로 변하는 과정에 깊이가 더해지는건데 그 과정이 싫다는거다. 그냥 관객들은 내 고매한 사상을 받아들이라는 폭력인거지.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여가를 즐기는 문화가 없다. 취미를 가질 수 없고, 여가를 즐기지 못하다보니 그나마 찾는게 영화관이었다. 십시일반이라고 하지? 국민들이 걷어서 주는 그 돈으로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커진게 바로 한국 영화판이다.

 

실제로 내가 1년 동안 개봉하는 모든 한국영화를 다 본 적이 있다. 정말 1~2편 빼고 다 처참한 수준이었고 그 뒤로 몇 년동안 한국 작품은 피했던 경험이 있다. 재미도, 감동도, 그렇다고 메시지도 없는 작품들, 하고싶은 말을 듣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배출해내는듯한 느낌이 강했다. 꽤 많은 작품을 봤음에도 제작사나 감독을 기억하는 작품이 없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내가 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 7점을 줬을까? 120분 중 절반은 정말 짜증이 솟구쳤는데 왜 7점을 줬을까? 그 전반부가 후반부를 받쳐줬고, 재미있었던 후반부가 MCU의 아이언맨 이후 세대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에는 그런게 없다. 그냥 단편, 운 좋게 멍청한 투자자를 물어서 감독과 배우가 돈을 벌기에 급급해 제작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국내 작품 중 90%는 '투자자들은 뇌가 없나?' 라는 생각을 꼭 하게되더라. 아무리봐도 상업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데 투자를 한다. 배우들의 이름값에 기대서 마케팅으로 관객수를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솔직히 답이 없다고 본다. 기껏해봐야 제대로 된 교육기관을 만들어 시나리오 작가를 양성한다는 정도겠지. 그런데 작가가 감독과 동등한 위치가 아니면 소용이 없다. 영화라는건 영상을 만드는 연출자인 감독과 텍스트 대본을 쓴 작가가 끊임없이 대립하면서 깊이를 더하는 상품이거든. 최소한 감독이 잘못된 선택을 할 때 작가가 뺨을 때릴수있는 정도는 되야 한다.

 

이 위기감은 언젠가 터질 하나의 대작으로 말끔히 해소될거다. 그리고 언론에서도 다루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몇 년이 지나도 급여를 받지 못한 스태프들만 덩그러니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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