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본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의 본질
오늘 기사 하나가 나왔습니다. 바로 2019년 3분기 합계출산율이 0.88명으로 최저 수준이고 혼인율도 낮아 문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보통 4분기의 출산율은 더 떨어지니 올해는 작년의 0.95명보다 더 낮은 통계가 나올것이라는 전망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네요.
이 내용에 대해서 몇 차례 언급을 했는데 대한민국 백수로서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합니다.
* 가방 끈이 짧은 한량이라 도움이 될 일은 없으나 기사에 달린 덧글을 좀 길게 달아놨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저출산의 원인
많은 분들이 덧글을 통해서 집 값을 잡아야된다. 사회가 썪었다. 아이들을 키우기에 안전하지 않은 나라다 등의 내용을 언급하며 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아이를 낳는데 있어서 사회문제를 신경씁니까? 그저 자신들이 사회에 가진 불만이 큰 문제인것처럼 부풀리기 위한 일반인들의 얄팍한 넋두리일뿐입니다. 이러니 여론이 무시당하지요.
그럼 원인은 무엇일까요?
첫째, 살만한 세상
얼마전에 지인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태어난다는 사실만으로 당신은 세계에서 상위 20%의 삶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현재의 이 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고 외형적으로 IT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쉽고, 편하고, 즐거운 세상이라는 뜻이지요. 필자도 그렇지만 돈을 못 번다고 일을 못 한다고 심심하지 않습니다. 즐길게 널렸고, 재미있는걸 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남자와 여자가 발가벗고 잠자리에서 씨름을 해야되죠?
결혼을 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들이 모두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입니다.
둘째, 노동력이 무시되는 세상
오늘 리니지2M이 오픈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남들보다 좋은 장비와 높은 레벨을 갖추고 그들 위에서 군림하기 위해서 최소 1억, 많게는 10억 이상의 돈을 결제하며 자신의 인생을 소모할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의 인생 소비는 게임회사 오너의 재산을 불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특정 직업을 갖지 못한채 인기 게임에 엄청난 돈을 들인 사람들이 스바로마 라는 식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방송을 할 것입니다. 그들도 월 몇 천 만원의 수익을 챙기겠지요. 그 외에 예쁜 얼굴과 몸매, 걸쭉한 입담을 무기로 먹고, 마시고, 음담패설을 일삼으며 사람들에게 별풍선을 받아 챙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에 반해서 학교에서 공부하고 취업해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출근은 정해져있고 퇴근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회사는 성장하고 오너는 부자가 되어가는데 직원들은 언제나 최저시급을 받고 있습니다. 세상이 바뀌어 육아휴직, 연차, 여름휴가를 마음껏 쓸 수 있다는데 우리 회사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걸 하려면 직장을 잃는 상황을 각오해야 합니다.
대기업이요? 제 눈에는 그들도 그냥 노예입니다.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봉투를 손에 쥐기도 전에 빠져나가는 세금들(건보, 고용, 산재, 국민연금 등)은 내 의사와 상관없이 오르기 바쁘거든요. 공무원들이 일일이 돈을 걷으러 다니기는 싫으니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따박따박 소득이 신고되는 직장인의 주머니만 털기 바쁜 세상입니다. 돈을 많이 벌면 쓸 시간이 없고, 시간이 많으면 쓸 돈이 없는 직장인의 삶이죠.
이처럼 전통적인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새로운 미디어와 기술을 통해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누리는 삶의 질에 비해서 턱 없이 낮은 세상입니다. 특정한 소수의 노동력이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노동력의 가치 이상의 대우를 받는 세상에서 아이를 낳을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저 타인이 돈을 벌기 위해서 제공되는 수 많은 컨텐츠를 소비하면서 자기만 즐겁게 살면 그만이지요.
※ 세상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절에 왜 아이를 많이 낳았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1번, 2번이 모두 성립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가지면 집 안에서 할 일이 없는 부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즐거움이 아이를 낳게 만들었고, 그렇게 세상에 나온 아이들은 농사를 짓고 벌이를 하는 귀중한 노동력이 되었습니다.
원인은 딱 이 두 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언급하는 구체적인 문제들은 이 원인에서 파생된 것들이죠.
대한민국 저출산 해결책
굳이 해결할 방법을 말하라면 엄청나게 많이 언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다 실행하려면 꼭 필요한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독재'죠. 현재의 체제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현 체제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말은 위선이고 거짓말입니다. 그저 표를 얻기 위해서, 대권을 잡기 위해서, 의석 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는거죠. 여, 야, 보수, 진보, 중도 어느쪽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딱 하나 독재자가 나오면 가능합니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포기하고 모든걸 처형과 압류, 몰수로 풀어야되니까요.
쉽게 말해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정규직 근로자에게는 육아휴직을 얼마동안 보장하고 그 뒤에 업무 연속성도 보장해서 경력 단절을 막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칩시다. 근데 이 제도를 지키지 않는 회사가 있을때 근로자가 신고하면 해당 회사의 오너 일가 3족을 모두 처형하고 그들의 재산을 모두 몰수해 국고로 귀속시키면서 신고한 근로자에게는 100억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겁니다. 신고 사실이 알려져서 재취업이 안되더라도 살 수 있도록 충분한 보상을 하는거죠.
이렇게되면 담당자가 눈치를 주고 싶어도 자신의 주인인 오너 일가가 다치기 때문에 제도를 지킬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처리 방식은 현재의 체제로는 불가능한거죠.
즉, 이 문제는 해결하지 못합니다. 그저 아무런 일이 없어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소멸될 나라로 선정되었듯이 남겨진 사람들만 즐겁게 살다가 가면 되는겁니다.
사족 1
제가 가끔 그런 말을하죠? 해방 직후에 상위 20%의 사람을 이유 불문하고 다 처형시키고 그 가산을 몰수하여 기반사업을 닦는데 사용했다면 후대에 반목은 없었을거라고요. 스스로의 힘으로 해방되지 못한 민족의 당연한 결말을 향해 가고 있을 뿐입니다.
지금은 해결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해결 과정의 첫번째가 과거 청산인데 그걸 위해서는 상위 20%를 소멸시켜야되거든요. 근데 그 상위 20%가 나라를 움직이고 경영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정책을 쏟아내고 세금을 쏟아부어도 단 0.1%도 효과를 못 보는 이유입니다.
예를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13년 동안 백 조 원이 넘는 돈을 부었다죠?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조사해보세요. 아마 대부분은 기관이나 단체로 들어갔을겁니다. 그게 지급하기 편하거든요. 당사자 개개인에게 지급하려면 공무원들이 귀찮아지기 때문에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 뭉뚱그려서 지급하는 식으로 관리가 되었지요.
솔직히 말해서 그 돈으로 공공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행정단위별로 마련하고 사립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면 지금보다 아이를 키우기 더 좋은 세상이 되었을겁니다. 제도나 정책 자체가 공무원들의 업무 편의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생색만 내고 효과는 거둘 수 없게 된 것이죠.
* 정치인이 아닌 일선 공무원이 사람들의 목표가 되는 나라는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사족 2
이 나라에서 출산율과 관련된 정책으로 나라가 바뀌기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상류층은 아닐겁니다. 그런데 머리가 좀 있거나, 기술이 있거나, 아직 젊거나(10대 ~ 20대 중반), 부양가족이 없다면 이민을 고려하는게 상책입니다. 잘 사는데 출산율도 높은 나라를 고르세요.
* 못 사는데 출산율만 높은 나라는 제도나 정책, 환경이 좋아서 아이를 많이 낳는게 아니라 그냥 할 일이 없어서 많이 낳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