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 투기, 3기 신도시 취소해야 된다.
한국 주식 4개월차, 내가 느낀 사실은 하나다. '한국은 부정부패가 극심하고 불공정하며, 불합리하다.' 물론 그 부분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월별 수익률 기준으로 손해를 본 적은 없지만 씁쓸함을 삼킬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백수에 약자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 입으로 공정과 정의를 내뱉는 사람이나 세력이 적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아주 쉽게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논란이 되는 LH 직원 투기 사건으로 본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장담컨데 그들은 투기로 얻은 이익보다 처벌로 받은 제제가 적어서 결과적으로 돈을 벌고 잘 살 것이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법은 가진 자들의 범죄를 보호하기 위해서 작동하거든.
'굶어죽을거 같아서 빵을 훔치면 징역 3년이고, 술 먹고 차로 사람을 친 뒤에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면 집행유예인 나라.'
그걸 알 수 있는 정황 중 하나를 꼽자면 이번 LH 직원 투기 논란이 너무 성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논 하나를 5명의 LH 임직원이 사들이고, 밭을 하나 사서 4필지로 나눠?
정상적인 투자라면 누가 직장 동료와 저 짓을 하나? 대한민국이 돈에 얼마나 민감한 나라인지 몰라? 이 나라에서 부자나 재벌이 왜 다른 나라와 다른 대접을 받는지 몰라? 그런 나라에서 장기간 불패 신화를 만들어 모두의 재테크가 된 부동산 투자를 직장 동료와 같이 한다고? 거기에 맹지까지 사들였다지?
LH 직원은 부동산 투자를 하면 안되냐고?
당사자가 신도시 개발과 전혀 관련없는 부서에서 근무하고 해당 정보를 접할 수 없는 상황이 확인되지 않으면 안되는거 아닌가? 쉽게 말해서 해당 직원이 3기 신도시 개발 과정에 단 1의 접점도 갖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논란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임직원 및 해당 부서의 팀장까지 포함됐다며? 무슨 말이 더 필요한데?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다고 우기고 싶어?
그럼 3기 신도시 계획 취소하고 LH 공사에 부여된 모든 권한을 회수해라. 세무조사해서 일반 기업으로서 정상적인 상태인지 확인하고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줘라. 또한 이번 논란의 당사자들은 정책 결정에 관여된 사람들의 부정부패 사건이므로 그에 맞는 강도 높은 자본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돈 때문에 지은 죄는 돈으로 때리는거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것이고 불공정하고 부정부패한 자들이 이익을 얻는 결과로 끝맺을 것이다. 그것이 내가 한국 주식 시장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지. 너무 티나게 불공정하고 부조리하거든. 그리고 5천년 넘는 시간 동안에 단 한 차례도 그 부패가 심판을 받은 적이 없는 땅이기도 하지.
그러니까 보여주기로 쇼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
사족
20대가 되어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을 때 작은 꿈이 있었다. 정치가 무엇을 하는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온라인 매체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그 꿈은 사라졌지만 가끔 생각은 난다. 마흔이 넘어 돌아보면 그냥 어린아이의 상상력일 뿐이었지. 세상에 진실이 어디있고 공정이 어디있나? 정의라는건 말장난일 뿐이지.
40세에 처음으로 주식을 하면서 난 대한민국이 부정부패에 관대한 국가라는데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주식으로 깡통을 찬다면 그때는 취미로라도 20대의 꿈에 접근을 할 생각이다. 과연 그럴 일이 있을까? 싶다만!
40대 초반인 필자가 현재 원하는 것은 '정상적인 자본주의 체제' 이다. 돈으로 만든 힘, 권력이 만든 힘이 사법권과 공권력을 움직일 수 없는 정상적인 자본주의 체제. 남의 돈이 내 인생을 해치지 않는 사회, 돈이 사회적 계급은 분리시키지만 인격적 계급은 건드릴 수 없는 정상적인 사회. 이 땅에 천 년이 시간이 흘러도 쉽게 이룰 수 없는 그 가치. 난 그것만 원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곳에서는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자유와 민주를 스스로 획득하지 못했다. 그나마 뼈대를 제대로 갖춘게 자본주의다. 그런데 이마저도 정상적이지 않다. 그래서 LH 직원들이 돈 벌고 싶어서 꼼수를 쓴 일에 분노하는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벌어들인 돈이 제 3자인 누군가에게 폭력으로 되돌아가도 반항을 할 수 없는 사회이기 때문이지.
만약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정상 국가였다면 국민들은 '법을 통해서 제대로 처벌 받겠지'라며 넘어갔을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이 분노를 끌어냈는지 LH 직원 투기 논란으로 조금이나마 알았으면 좋겠네.
※ 1대 박통때부터 꿀 빨던 땅 장사는 이제 그만해야되지 않을까? 이제 권력을 가진 위정자들은 좀 성의를 보여라. 지금이 1960년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