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 빅히트, 주린이 일기

Think|2020. 11. 2. 14:28

주식을 하나도 모르는 주린이가 빅히트 IPO를 구경하면서 키움증권에 계좌를 뚫었습니다. N사에서 볼 수 있는 내용으로는 답답했기에 수업료 명목으로 월 10만원씩 넣으면서 구경을 하고 있는데요.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지만 과하다는 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종목이 빅히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나이 많은 아저씨가 BTS에게 열광을 할 일은 없지만 그래도 언론을 통해서 가수로서 성공하는 아이돌 그룹 정도로는 알고 있었는데요.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부정적인 느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네요. BTS의 팬이 1500만명이라는데 그들은 어떤 느낌일까요?

 

오늘 아침에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가 방 아무개 씨에게 적당히 해먹으라고 하더군요. 방송용 멘트가 아니었는데도 굳이 그 말을 뱉어내는걸 보면서 주식이 다 저런건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주린이가 볼 수 있는 최악을 볼 수 있었던 사례라 기억에 많이 남네요.

 

시장을 헤메는 유동성을 자기 주머니에 우겨넣기 위해서 모두 다 짜고 개미들을 낚아먹은 느낌? 환차손과 세금을 감수하고 해외 증시 직접 투자자가 늘고 있는 이유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빅히트가 아닐까 예상해봅니다.

 

계좌를 만들고 수업료를 입금하고 HTS를 켜서 확인한 것들을 남겨봅니다.

 

▲ 상장 첫 날 따상 후 급락한 이유를 알 수 있는 종목별투자자 매매동향 정보입니다.

 

기타법인과 사모펀드에서 엄청나게 매도를 했죠. 저 법인은 어디일까? 그 자료는 금융감독원 공시 내용에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방 아무개 씨와 넷마블, 빅히트 직원 외에 상장 전에 주식을 갖고 있던 회사 2개가 더 있었죠. 그들이 팔았더군요.

 

* 이 와중에 연기금은 사들이기 바빴습니다. 급락 방어를 이해당사자가 아닌 연기금이 했다는 사실이 저는 지금도 이해가 안 됩니다. 손해를 본 부분은 담당 직원과 관리자가 평생 값는거죠? 부모, 자식 재산 다 차압하고 전부 100년짜리 노역형 받고 난 뒤에 부족분은 일해서 값는거 맞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에휴, 책임지지 않는 자들이 남의 돈을 굴리는게 참 이렇게 어처구니가 없는 것입니다. (주식을 모르는 사람도 최소한 10월 15일, 16일에는 안 사겠다.)

 

▲ 기타법인 중 한 곳에서 제출한 공시 내용입니다. 4 영업일 동안 보유 주식 중 절반을 팔아치웠지요. 다른 1곳도 비슷하고요.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빅히트 직원 중 한 명도 상장 전에 헐값에 백만주 이상의 주식을 구매한 뒤 퇴사했다고 하더군요. 아마 그 분은 지금까지 다 팔아치웠을겁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1억 7천만원으로 최소 수 십억을 벌어들인거죠.

 

* 아무리봐도 꽤 오래 준비한 작전 같다는건 제가 잘 몰라서 갖는 허황된 생각인가요?

 

더 무서운 사실 하나!

 

▲ 지난 주 후반에 올라온 공시 내용입니다. 추후에 정정 공시를 통해서 '자발적 보호예수'라고 글자 몇 개가 추가되었지만 내용은 동일합니다. 2118원에 발행된 177만 주 정도가 추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D데이는 11월 3일, 내일이죠. 그 중 89만주는 6개월 보호예수 물량, 나머지 88만주 정도는 언제든 매도할 수 있는 물량입니다.

 

지금 빅히트 주가가 빨간색이죠? 왜 그럴까요? 거래량이 전멸한 상태에서 주가만 유지하다가 자기들이 던지려고 작업하는 중인거죠. 이 작업의 이해당사자는 증권사 등의 기관과 위 공시에 177만주를 보유한 대상자도 포함이 됩니다.

 

저는 처음에는 기관이 공모가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천천히 던져서 수익을 낼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들이 얼마에 빅히트 주식을 샀는지는 모르네요. 어쩌면 공모가가 무너져도 그들은 수익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기관이 보유한 보호예수 물량이 거의 다 소진되는 상장일 후 3개월이 지난 시점부터는 주가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 전까지는 최대한 방어하면서 유지하려고 하겠죠. 늦게 떨어질수록 기관들은 더 많은 돈을 벌테니까요.

 

* 기관들도 2118원에 샀나? 아니면 직원가인 1000원대로 샀나? 궁금하네요.

 

과연 이 종목은 어떻게 될까요?

 

솔직해지자면 BTS는 역사 속에서 자본가들의 도구로 기록되고 사라질것 같습니다. 물론 그들도 졸부로 등극해서 재력을 챙기고 세상 속으로 숨어들겠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남의 인생을 훔쳐서 졸부가 됐고 앞으로 2달 반 동안 그런 졸부들은 끊임없이 나올겁니다. 다만 그게 개미는 아닐겁니다.

 

처음에는 5만원 정도 예상했는데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니 돈을 다 챙기면 사라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돈을 벌어서 나가니까 도의적인 부분에서는 욕을 먹더라도 졸부가 되겠죠?

 

그리고 아직도 BTS 신곡 나오면 오를거라는 헛소리를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그들의 팬이 1500만명이라면서요? 그들이 1주씩만 사도 전체 숫자의 절반입니다. 그럼 이미 100만원 찍었어야죠. 월드클래스 방탄소년단은 그냥 자본가들이 돈을 축적하기 위해서 쓰는 망치나 칼 같은 것입니다. 쓰여지고 버려지겠지만 그들의 주머니에도 수 백억원의 자금이 채워지겠죠.

 

빅히트를 욕하나?

 

전혀. 저는 자본이 그만큼 받쳐주지 않습니다. 공부하는 중이라 삼성전자 몇 개 사 놓고 구경하고 있지요. 그래서 굳이 그 종목을 보면서 화를 낼 생각은 없습니다. 오히려 배우는 입장에서 자본이 사람을 잡아먹는 극단적인 사례를 직접 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맙죠.

 

다만, 연기금이 계속 주가 방어해주면서 기관이 털고 나갈때까지 매수를 하는건 눈살이 찌푸려지네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 단순하게 생각했을때 대체 어느 선까지 연결된 작전이었던건지 궁금할 뿐입니다.

 

아마 12월 말까지는 관심 종목으로 놓고 구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족1

 

이 종목은 복마전의 축소판이라고 생각됩니다. 온갖 잡것들이 모여서 시장에서 방황하는 유동성을 잡아먹으려고 짠 판이죠.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악랄한 방법으로 유동성을 털어먹은 사례랄까요?

 

덕분에 보는 재미는 있습니다만 10월 20일까지 그들이 짠 판에서 희생된 개미를 생각하면 마냥 웃을수는 없네요. (21일부터는 단타로 차액 먹기가 가능해서 딱히 할 말이 없네요.)

 

이제 11월 3일이면 내일이죠? 과연 어떻게 될까요? 너무 궁금하고 흥미진진합니다.

 

사족2

 

고점에 물린 분들 중에서 아직 손절 안하신 분들이 계실까요? 무엇을 바라고 아직도 버티시는 걸까요? BTS의 성공에 기대기 전에 자신은 가수의 음원을 돈 주고 듣는지부터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돈은 다른걸로 벌더라도 대중적인 소비가 있어야 자본이 크는겁니다. 과연 우리는 그런 시장일까요?

 

어쨌든 주린이는 11월 3일의 빅히트 주가를 기대하며 이만 잡담을, 아니 일기를 마칩니다.

 

마지막 바램 - 가수는 그냥 가수로만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 방탄이 데뷔했을때 사귀던 여자친구가 '엄청 뜰거같은 아이돌이 나왔다.'며 좋아했었지요. 그래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색깔의 응원을 했던 그룹인데 이렇게 일이 진행되네요. 씁쓸할 뿐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