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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 원아이드 잭 후기 : 내가 뭘 본거지?

Movie|2019. 10. 22. 14:48

류승범, 최유화, 박정민, 윤제문, 우현, 이광수, 임지연 등이 출연한 타짜 원아이드 잭 후기를 남겨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뭘 본거지?' 끝까지 본 뒤에 느낌은 바로 저것이었습니다.

 

조각조각 퍼즐만 보면 꽤 그럴싸한데 막상 연결해서 작품으로 보면 남는게 없네요.

 

조승우, 김혜수, 유해진이 나왔던 1편이야 명작이니 애초에 더 나을거라는 기대도 없었지만 어찌 신세경, 최승현이 나온 2편보다도 못하네요. 느낀점보다 할 말이 많았던 작품입니다.

 

▲ 타짜 원아이드 잭의 포스터를 보고서야 들었던 느낌은 포커판에 도둑들인가? 였습니다. 애꾸가 설계하고 판을 짜서 선수들을 섭외한다는 내용이지요. 타겟은 물영감, 반전은 마돈나 그리고 개과천선, 권선징악 스토리로 마무리하는것 같네요.

 

물론, 메인인 박정민, 타겟인 물영감 역의 우현, 마귀로 나오는 윤제문까지는 참 좋았는데 반전 카드가 되는 마돈나는 줄곧 흐리멍텅하다가 마지막에 뭔가 인상적으로 남으려는듯 피칠갑을 하고, 다른 멤버들은 그냥 산만하더군요. 결정적으로 애꾸로 나오는 류승범은 캐릭터와는 잘 맞았지만 스토리에는 잘 안 맞았다고 봅니다. 그냥 나레이션으로 처리했어도 작품을 다 보고 난 느낌에 변화가 없을것 같거든요.

 

※ 이 작품이 개봉했을때 주변에서 류승범이 하드캐리한 작품이라며 그나마 괜찮다는 평이었는데 정말 속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비중이 거의 없던데 무슨 하드캐리? 1편이 너무 강했고 2편에서 너무 실망해서 3편은 안봤는데 잘한것 같습니다. vod로 나와서 어쩌다가 봤네요.

 

그리고 왜 그렇게 잔인하려고 애를 썼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청소년관람불가를 얻어내서 최유화로 관객을 끌고 싶었던건가? 둘 다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 아버지가 짝귀라 취미로 놀음판에서 살아도 기본적인 눈썰미는 갖고있는 도일출 역의 박정민, 원작을 못 봤지만 시종일관 캐릭터가 확실해서 좋았습니다. 물론 엔딩은 제외합니다. 그 때문에 60점짜리가 20점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아예 엔딩을 피칠갑한 최유화로 잡았으면 더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사행성 도박 소재로 작품을 짜면서 왜 교훈적인 메시지와 감동을 넣으려고 애를 쓰는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한국 영화판 특유의 선비 마인드가 또 한번 작품을 말아드셨습니다.

 

▲ 런닝타임 내내 정체가 불분명한 캐릭터 마돈나, 문제는 여기에서 스토리가 전개되고 꼬이고 뒤집어진다. 아니 최소한 도일출이 마돈나에게 계속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장면이라도 만들어줘야되는거 아닌가? 첫 만남에서 같이 밥 먹어주는건 나도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는데 그 뒤에 두 사람은 정말 왜 그러는지 모르겠더라.

 

* 전개 자체만 보면 마귀가 일출의 성격과 이상형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마돈나를 이용해서 짝귀에게 못 받은 돈을 받아내려고 수를 쓴거라는 말인데? 그럼 절대로 마귀가 지는 상황이 나올 수 없다. 차라리 마귀가 이겨서 철저하게 일출이 짖밟히는게 더 재미있었겠다. (억지로 대사들 끼워 맞추다가 재미를 날려먹고, 엔딩으로 관객들 어이까지 털어버린 희대의 망작)

 

그리고 두 사람 침대씬에서 배우와 감독 사이에 엄청나게 조율을 해놓은게 티가 너무 나더라. 차라리 그럴거면 뒷모습만 찍고 끝내는게 나았다고 본다. 억지로 가릴거 다 가리고 피할거 다 피하면서 어설프게 찍은게 더 불편하더라. 덕분에 타짜 시리즈에서 마돈나에게 눈길이 가지 않더라.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최유화 입장에서는 그래도 인지도있는 작품인 타짜에, 그것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밖에없는 마돈나 역할이 엄청 큰게 아니었나? 근데 왜 나는 최유화가 갑이었고 감독이 을이었다는 느낌이 들지? 별것도 없는데 기사 쏟아지는것도 그렇고 참 미스테리한 배우다.

 

오히려 최유화 대신 임지연이 어느정도 이미지 부분을 소화하는 모습이었지만 스포트라이트가 양분되는 결과가 아니라 그냥 아예 사라져버렸다.

 

▲ 단역 정도로 출연한 준이 엄마와 다방 주인으로 연기한 배우들보다 더 흐릿해서야 어떻게 하나? 그래도 명색이 마돈나인데 참 깝깝했다. (다방 주인 아주머니는 전에 드라마에서도 계속 눈에 찍히더니 영화에서도 눈에 딱 들어오네요.)

 

▲ 설계는 참 좋았으나 디테일이 많이 아쉬웠던 작품 타짜 원아이드 잭의 스틸컷

 

애꾸가 짠 판에 영미, 까치, 권원장이 왜 필요했는지 이해는 된다. 그런데 일출이 왜 필요한지는 끝까지 나오지 않았고 나머지 배우들의 역할은 섬세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연기가 아닌 시나리오와 연출의 문제가 크다고 본다.

 

* 결정적으로 서로 연애하는것도 아닌데 '인간적으로 함 주라'는 좀 너무한거 아니냐? 차라리 은근하게 늬앙스만 풍겨서 두 사람의 엔딩에 개연성을 좀 주는 정도로 마무리를 하는게 나았다고 본다. 원초적으로 막 지르다가 마지막에 두 사람이 부부가 되는것도 엄청 웃기는거야. (이 영화는 엔딩때문에 점수 다 깎아먹었다.)

 

개인적으로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이나 분위기, 퍼즐 조각 1개가 가진 힘은 참 좋았다고 본다. 문제는 그걸 합쳐서 하나로 만들때 너무 고민이 없었던게 아닐까? 의심해본다. 한 마디로 재료들은 바꿀게 하나도 없는데 레시피와 요리사를 바꿔야겠더라. (초고 수정을 다른 작가가 보고 감독을 바꿨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다.)

 

* 아니 대체 짝귀가 숨겨놓은 돈을 마지막에 보여주는게 그 흐름에서 무슨 소용이 있냐고요. 또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자본을 갖고 왜 9급 공무원을 하냐고요. 태어나길 노예로 태어났으면 세금 뜯기면서 평생 일하는 노예로 살다 가라는거여? 답답하더라.

 

결론

 

1편은 넘사벽이지만, 2편은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재료들을 손에 가득 쥐고 다 으깨서 죽을 만들어버렸네? 아무리봐도 판만 잘 맞췄으면 2편보다는 훨씬 좋았겠구만 아쉽다.

 

요즘 한국 영화는 대부분 감독과 작가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서 볼 만한 작품을 찾아보기가 너무 힘들다. 감독이야 그렇다치고 작가는 좀 제대로 교육하고 양성하는게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감독이 대본 쓰는건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 사람들이 타짜 원아이드 잭 노출을 많이 궁금해하는데 벗었으나 입은것보다 못했다고 평하고 싶다. 분명 필요한 배드신이었고 마돈나와 도일출 모두에게 그 씬이 초중반을 가르는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어거지로 간신히 구색만 맞춘 화면을 만들어냈다. 정말 황당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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