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에 해당하는 글 1

2020년 최저임금은 동결되어야 한다.

Think|2019. 7. 3. 14:06

매년 되풀이되는 최저임금 논란, 중요한 사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항상 국력을 낭비하는 적폐로 지적되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않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시간이 되면 모여서 싸우고 결국 중재안으로 마무리되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사용자, 노동자 둘 다 해당되지 않지만 '동결'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현재 책정된 임금의 수준이 충분해서 내린 결정이 아닙니다. 이번 정부의 임기 안에 제도가 타당한지 확인하고 좀 더 합리적인 임금 체계를 만들어 다음부터는 이런 소모전이 없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동결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먼저, 최저임금 제도를 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자본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에서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급여의 최저 수준을 강제로 규정하는 제도가 왜 허용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댓가를 규정하는 것으로 지위를 이용해서 노동을 착취하는 행위를 방지하고 취약계층이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즉, 체제에는 맞지 않지만 복지라는 차원에서 행해지는 제도죠.

 

그렇다면 이 제도에 영향을 받는 계층은 극히 제한적이어야 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 노동자는 이 제도에서 책정되는 임금 수준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되는거죠.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노동자가 최저임금 제도에 의해서 규정되는 시급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것이 해마다 논란이 발생하고 뾰족한 대안없이 국력만 낭비하면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이에 필자는 2020년 최저임금 논의는 '동결' 결의하고 지금 이 순간부터 1년 동안 이 제도가 현재의 체제에서 용인될 수 있도록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체계를 뜯어고치려는 시도를 해야됩니다. 이후 1년 동안 새롭게 개정된 제도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를 해야됩니다.

 

양 극단에 위치한 주장들을 모두 배제하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 그런 이유로 동결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변동 추이입니다. 붉은 색으로 표현한 시기는 제가 개인적으로 최저 수준의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임금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2018년부터죠. 전 2019년 동결, 2020년 동결을 통해 새로운 체계를 만들고 정권 말까지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다음 정권때는 더 발전된 제도가 안착하기를 바랬습니다. (현재 수준이면 2021년까지는 추가로 인상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될까요?

 

첫째, 기본급이 아니라 근로자가 받는 실제 월급에 대해서 혜택을 받는 대상을 규정해야 됩니다. 기본급 100, 성과급 300, 보너스 100 이렇게 받는 사람은 이 제도에 영향을 받으면 안되죠. 그럼 이해관계에서 마주하는 계층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어서 논란의 여지도 줄어들 것입니다.

 

둘째, 명절/휴가 보너스를 제외하고 모든 임금은 기본급에 포함시키도록 임금 체계가 변경되어야 합니다. 또한 보너스는 평소 월급의 50%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설날/추석/여름휴가 세 번만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됩니다. 그러면 1번과 2번으로 인해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된 금액이 대부분의 근로자와는 무관한 변수가 되면서 논란의 범위와 강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셋째, 회사에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에 대한 세율을 낮춰서 두번째 항목으로 인해 재계에 가해질 충격을 최소화해야됩니다. 사실 지금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본급 상승으로 인한 세금 부담 증가 때문이죠. 이 부분에 대한 세율을 조정함으로써 재계에서 추가로 부담하는 손해액의 크기를 최소화한다면 부작용도 줄어들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비롯해서 다양한 시각으로 현재의 제도가 개선된다면 시급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 최저 수준의 임금을 보장받는 근로자 등에게만 제도가 작동하면서 사용자, 근로자 모두에서 당사자의 범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현실을 반영하기 쉬워져서 동결이나 인상을 결정하는데 더 수월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이런 후속조치를 생각하지않고 현 상태에서 인상이냐, 동결이냐를 놓고 싸운다면 매년 오를 것입니다. 인하는 말이 안되고, 동결은 노동자측에서 완강히 거부할테고, 인상은 사용자측에서 결사반대를 할테니까요. 결국 매년 중재안으로 가결되면서 계속 오르겠죠. 그 결과는 생각보다 참혹할 것입니다.

 

이제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2018년부터 동결시키고 3년 정도의 시간을 벌어 제도를 정비하기를 바랬지만 이미 물 건너간 이야기죠. 아직 늦지 않았으니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참고로 이 이야기가 작년에 최저임금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이 패널로 출연해 토의를 한 프로그램에서 나왔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다 알고있는 이야기라는거죠. 이제 시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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