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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체험한 금연 효과 / 방법 / 의미

Health|2020. 6. 11. 18:36

오늘은 지난 글에서 다 적지 못했던 금연 효과에 대해서 적어봅니다. 이 내용은 검색에서 찾아서 볼 수 있는 정보를 짜집기 한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체험한 내용입니다.

 

참고로 저는 현재 75일째 흡연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담배를 끊는 방법

 

예전 자료를 보니 본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4%라고 하더군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17 ~ 20% 정도가 성공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 제 의지로 끊었습니다. 그리고 3달째인 지금도 '그냥 피울까?' 라는 유혹이 하루에도 4~5번씩 머릿속을 채웁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은 상태로 4~5일이 되는 시점처럼 괴롭거나 힘들지는 않지만 여전히 생각은 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금연은 평생 해야되는 것이라고 말하나 봅니다.

 

전 끊는 방법으로 성공 확률이 높은걸 권하는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 끊으세요 '

 

실제로 체험한 금연 효과

 

 

1. 입 냄새, 담배 냄새가 없어졌다.

 

흡연과 구강 위생 미흡으로 인해서 발생한 염증으로 살이 썩었었죠. 그로 인해서 발생한 구취, 연기가 찌들어서 생긴 구취, 옷과 몸에 베인 담배 냄새 등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2. 우울한 감정의 지속시간 감소

 

저는 30년 넘게 장기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어릴때는 대인공포증도 심해서 앞에 여자 아이가 걸어오면 등에서 식은땀을 흘려야했고 2명 이상의 사람이 다가오면 골목길을 돌아서 다녀야 했습니다. 여전히 저는 그런 것들을 어깨에 이고 살지만 담배를 끊고 난 후 아주 재미있는 경험을 하는 중입니다.

 

바로 우울감이 지속되는 시간이 엄청나게 짧아졌다는 것입니다.

 

또한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해가 쨍쨍 찌는 날씨를 싫어했습니다. 이유는 다양했겠지만 어쨌든 비가 오고 흐린 날이 아니면 기분이 나빠서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비가 오는것도 좋지만 해가 뜨고 하늘이 맑은 날이 더 좋습니다.

 

4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맑고 쾌청한 날을 즐긴적이 없는데 요즘은 그 자체를 즐깁니다. 비가 오면 오는대로, 해가 뜨면 뜨는대로 마음이 너무 좋습니다. 

 

금연 효과를 생각하면서 가끔 '어쩌면 내 어깨에 올려져있던 짐이 이미 오래전에 가벼워졌는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다.'고 느낀답니다.

 

금단증상에 굴복하여 담배를 다시 피울때 느끼는 안정감에 의해서 니코틴이 우울한 감정을 억제한다고 생각했던 지난 20년이 한심하더군요. 뇌와 신경이 니코틴에게 중독되어 느낀 가짜 감정에 속았다고 생각하니 실소가 터져나온답니다.

 

3. 미각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습니다.

 

금연 효과로 꼭 말하고 싶었던 부분인데 미각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아니,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 담배를 피우지 않은 이후로 단골 중국집을 끊었습니다. 평소 짬뽕과 짜장을 즐겨서 먹었는데 어느 정도 금연을 유지한 후 먹어보니 너무 짜서 못 먹겠더군요. 제가 원래 엄청 짜게 먹는 편인데 금연을 한 뒤로는 먹기 싫을 정도로 짠 맛에 인색해졌습니다. 그 후로 단골을 바꿔보려고 몇 곳에 중국집에서 짬뽕과 짜장, 볶음밥을 먹어봤는데 다 짜더군요. 결국 전 중국음식은 끊었습니다.

 

* 전 지금도 라면을 끓이면 어묵을 좀 넣고 싱거워진만큼 소금을 더 넣어서 짜게 먹습니다. 근데 중국집의 음식들은 그거보다 몇 배는 더 짜더군요. 그 동안 어떻게 먹었는지 모를 정도였네요. 

 

대신 조리하지 않은 생두부를 자주 먹습니다. 찌개에 넣다가 한 조각을 그냥 먹어봤는데 너무 고소하더군요. 맛있어서 이제는 요리에 넣지 않고 한 끼에 1모씩 밥 대신 그냥 먹습니다. 그리고 아몬드, 캐슈넛, 건포도 등 견과류 위주의 믹스너트를 즐겨먹게 되더군요.

 

미각이 돌아오면서 먹는 음식의 종류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오늘은 소형 블렌더까지 주문해서 과일과 채소를 갈아먹을 생각이네요. (우유, 두부, 견과류, 스무디 등을 주로 먹습니다.)

 

4. 폐활량 증가

 

담배를 끊은지 2주쯤 지났을때부터 섬에 있던 본가에서 부모님의 일을 도와드렸는데요. 굴 틀 위에 올라가서 붙어있는 껍질을 쇠파이프로 쳐서 털어내는 일부터 시작했는데 숨이 전혀 차지 않더군요. 내 폐활량이 늘었다는 사실을 그 때 알았습니다. 지금은 저질체력의 대명사인 제가 4시간 정도 코스로 등산을 하고 있지요.

 

* 물론 경사가 가파른 곳에서는 숨을 헐떡거리며 걷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그래도 완주하고 있네요.

 

5. 빠른 기상 시간

 

제가 보통 12시쯤에 잠을 자는데요. 여름에 일어나는 시간이 알람이 없는 상태에서 새벽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입니다. 원래 7시에서 7시 30분쯤에는 일어났기에 이게 금연 효과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확실히 일어날 때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상쾌한 아침을 경험하고 있으니까요.

 

6. 두통, 이명 없음

 

이건 전에도 적었던 내용인데요. 담배를 끊은 뒤로 지금 이 시점까지 머리가 아파서 진통제를 먹은 적이 없네요. 아예 나을수는 없겠지만 빈도수가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만큼 스트레스로부터 제 신체가 받는 충격이 줄어들었다는 뜻이겠죠?

 

* 몇 달 전에 비해서 수익이 70% 가까이 줄었고 현재도 큰 돌파구가 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머리가 안 아프다는건 확실히 금연 효과라고 봅니다.

 

7. 만족감, 성취감

 

의지 박약의 대명사인 필자가 79일째 담배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하늘이 놀라 자빠질 일이지요. 40년 동안 단 한번도 내 본능과 욕망에게 이긴 적이 없는 사람인데 지금 이 순간도 이기고 있습니다. 그 만족감, 그 성취감이 장난이 아니에요.

 

'이제 버티고 참은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담배는 안 피울겁니다.'

 

사족

 

여기까지 제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금연 효과에 대해서 적어봤습니다.

 

담배를 끊는게 힘든 분들은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홍인방이 했던 대사를 떠올리시기 바랍니다.

 

'수량지종인 땅이면 어떠냐? 그냥 9할을 세금으로 걷으면 된다. 그냥 하면 된다.'

 

금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지금 당장 안 피우면 됩니다.

 

* 참고로 전 지금도 담배를 끊기 전까지 피웠던 디스플러스 반 갑과 라이터를 갖고 있습니다. 그냥 안 피우는거죠.

 

"이 글을 적는 지금 이 순간에도 피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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