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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C: 더 벙커 (Take Point, 2018) 후기, 평점, 밋밋했던 이야기

Movie|2019. 5. 21. 09:06

지난 주말에 PMC: 더 벙커 (Take Point, 2018)를 봤습니다. 김병우 감독, 하정우 주연 딱 각이 나오는 조합이죠. 더 테러 라이브라는 작품을 만든 조합입니다.

 

전 더 테러 당시에 스탠딩에 밀폐된 공간에서 외부 상황만으로 극을 끌어가는 내용이라서 아예 안 봤는데요. 그래도 하정우를 믿고, 소재를 믿고 2018년 12월에 개봉한 이 작품은 늦게나마 보게됐네요.

 

결론부터 말하면 극의 구성이나 소재가 애초에 흥행을 노리고 (돈을 벌 목적) 제작한 작품은 아니겠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루함은 별로 없었지만 재미와 스토리면에서 엉성하고 허술해서 아쉬운 작품이었어요. 솔직히 돈 내고 컨텐츠를 소비하는 입장에서 감독의 실험정신, 배우들의 고생만 생각해서 엄지를 치켜들수는 없잖아요? 다 보고나서 많이 아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 이 작품에 평점을 6점으로 정했습니다.

 

▲ 그 많은 포스터 중 이 이미지를 올려봅니다. 아무래도 김병우 감독은 하정우 1인의 원맨쇼로 극을 끌고 가는것에 관심이 많은가봐요. 그 자체는 괜찮았지만 상업영화로서는 너무 무책임했다고 생각합니다.

 

* 배우도, 감독도 2번까지는 그래도 관객들이 봐줬지만 세번째는 폭망할거에요.

 

▲ 원래는 모두 주연이었어야 마땅한 블랙리저드의 구성원들입니다.

 

이 작품의 주요 골자는 다국적 군사기업인 pcm 중 하나인 블랙위저드의 팀장인 에이헴과 미국 정보기관 사이의 밀당입니다. 들러리가 바로 중국과 북한이었죠.

 

하지만 영화 pmc : 더 벙커에서는 캡틴 에이헴(하정우)만 부각시키고 나머지는 모두 상황을 연출하는 도구로 전락시켰죠. 중간에 사건을 만들어주는 마쿠스 역의 케빈 두런드조차 소모품으로 쓰고 버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하정우, 이선균 이라는 투톱 작품을 억지로 만들어냈죠.

 

그 결과로 6년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서 CIA에서 믿고 맡기는 군사기업의 면모를 거의 보여주지 못했거든요. 내 기억에 남는 유일한 장면은 카메라가 굴러다니는 모습 뿐입니다. 이런 모든 장치가 한국인 배우 둘에게 집중하기 위해서였겠죠. 감독은 그런 설정을 좋아하니까요.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는 평의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인 익숙한 가치와 감동을 만들어내려는 어거지 설정인거죠.

 

▲ 북한 최고의 엘리트 의사로 나온 이선균

 

난 저 수식어를 영화 정보에서 봤네요. 극의 어디에서 그런 말이 나왔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냥 주치의 따라서 벙커로 들어온 수행원 아니었나?

 

주연이라고요? 솔직히 마쿠스보다 비중 약했잖아요. 솔직히 pmc 더 벙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선균과 하정우를 연결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최초의 설정(낙하산 사고)입니다.

 

하나 묻죠.

 

한국의 특수부대에서 활동하다가 낙하산 사고로 다리를 의족으로 대체한 퇴역 군인이 PMC의 리더가 될 수 있나요? 이미 해외에서 활동하던 팀의 수장으로 있다가 사고로 다리를 잃었다면 가능합니다. 그의 상황 판단 능력, 고객과의 협상 능력, 업계에서 인정한 인맥 등이 있을테고 그걸 팀원들이 알테니까요.

 

그런데 이 작품의 설정에 에이헴(하정우)이 팀장이 될만한 모습이 보인적이 한번도 없어요. 너희들도 진짜 성의가 없어.

 

그나마 작품을 좀 잡아준게 CIA 책임자로 등장한 맥켄지 역의 제니퍼 엘씨입니다. 시종일관 '블랙위저드 팀원의 생사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죠. 그저 '킹'만 확보할 생각밖에 안합니다.

 

캡틴 에이헴과 사전에 벌어지는 밀당조차 귀찮아하는 눈치가 확 드러나더군요. '시키면 시키는대로하지 뭔 말이 그렇게 많아?'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마나 제일 괜찮았던 캐릭터입니다.

 

▲ PMC 더 벙커를 보면서 내게 고구마를 먹은 답답함을 느끼게 했던 캐릭터가 공교롭게도 주인공인 에이헴의 설정이었습니다.

 

하정우의 연기력이 문제가 아니라 의족을 착용했다는 설정이죠. 중간에 마쿠스가 의족을 작살내버리거든요. 반전을 만드는 캐릭터인 마쿠스의 역할은 그를 상황실에서 밖으로 나갈 일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그는 구슬형 드론을 현장에 띄워두고 화면을 보면서 팀원들을 지휘하죠.

 

문제는 고객이 신뢰하는 임무 성공률 100% 블랙위저드의 팀장인 에이헴이 너무너무너무 순진했다는거에요. 이 작품에서 현장 외에 CIA 채널이나 중국쪽 채널 상황을 묘사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그 말은 관객도 에이헴과 같은 정보를 받는다는거죠.

 

극을 보는 저도 CIA에서 지원팀을 보내지 않을걸 알겠는데 왜 저 캐릭터만 몰라요?

 

고구마를 내 입에 얼마나 집어넣던지 아주 혼났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작품을 보면서 제일 불쾌했던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한국 정부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건이 벌어지는 지역은 DMZ 아래 30미터 지점에 건설된 벙커, 북한의 수장이 들어와있는 상황, 미국과 중국쪽의 PMC가 진입한 상황, 동해에는 7함대, 공중에는 B-21 폭격기가 대기중인 상황에서 왜 한국은 없습니까? 그 상황에서 한반도 내에서 중국과 미국이 미사일을 쏴대는 꼴을 도저히 볼 수가 없더군요. 불편했어요.

 

솔직히 160만 정도의 관객을 불렀던데 그것도 과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스토리 라인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앞으로 시나리오를 쓸 때 좀 알아보고 쓰셨으면 좋겠어요. 낙하산 사고를 중심으로 브로맨스를 엮어내려니 억지스럽기만 하잖아요? 최소한 위와 같은 작품의 이야기가 나올려면 중국, 일본, 러시아, 한국, 북한은 들어가야됩니다.

 

어쨌든 초반부터 너무 대사에 의존했고, 억지 설정에, 억지 브로맨스에, 억지로만 범벅된 영화였어요. 지루함은 덜했지만 재미면에서 많이 아쉬웠던건 어쩔 수 없었다고 봅니다.

 

워낙 3D 게임을 많이하는 탓에 어지럽지는 않았는데 스토리와 억지 설정 때문에 재밌다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했네요.

 

결론


전 원래 온라인에 평점을 남기지 않고 블로그에서만 남기는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PMC 더 벙커에 주는 평점은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

 

굳이 해석을 하면 '배우들과 스텝들이 고생한게 아깝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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