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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순수의시대 후기 및 평점 (강한나/신하균/장혁의 연기력이 아깝다.)

Movie|2019. 5. 31. 19:19

필자는 배드신이 포함된 국내 상업영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여자의 몸이 이슈가 되는 작품치고 괜찮은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쌍화점', '미인도' 정도가 내용에 여배우의 신체를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본 영화 순수의시대에 거는 기대가 컸다. 장혁, 신하균이 나오고 조선 초 왕자의 난을 배경으로하는 사극에다가 강한나라는 여자 배우가 나왔거든.

 

하지만 내 기대는 보기좋게 깨져버렸다.

 

매력적인 마스크와 깔끔한 바디를 갖춘 강한나의 용기있는 열연이 무색할정도로 스토리가 엉망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저 남자 배우들과 감독이 어린 여자의 알몸을 마음껏 보고 싶어서 만든 작품인가? 의심이 생길 정도였다.

 

결국 내 평점은? 10점 만점에 4점이다.

 

필자가 남자인지라 강한나 때문에 4점이라도 준다. 표정이며 목소리 몸의 라인, 피부의 톤까지 완벽했거든.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데 없었으나 이야기는 정말 최악이었다. 장혁과 신하균이 왜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을 결정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엉망이었거든.

 

* 감독이나 작가는 남자를 대체 뭘로 보는거냐? 아무리 그렇게 열심히 벗겨놔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어. 남자는 개가 아니라 사람이거든.

 

위 사진으로 영화 순수의시대 가계도를 간단히 언급한다.

 

임금인 이성계, 건국공신인 정도전, 정도전의 사위인 김민재, 민재의 의붓아들인 진, 진의 부인인 경순공주가 나온다. 여기에 장혁이 연기하는 이방원과 진과 민재의 부인에게 원한이 있는 가희(강한나)가 중심이다.

 

스토리는 상당히 간단하다.

 

공주의 남편(부마)이 되기 전에 진은 가희를 겁탈한다. 이를 알게된 민재의 부인(정도전의 딸, 진의 어머니)이 손을 써 가희를 없애려고 집에 불을 질렀고 그녀는 그렇게 하나뿐인 혈육을 잃게된다. 이 원한을 갚기 위해서 정도전을 쳐내야하는 상황에서 마땅한 해법이 없던 이방원을 만나게된다. 그 뒤 의도적으로 민재에게 접근해 첩이 된 가희는 자신에게 집착하는 진을 유혹해서 강상죄를 짓게 만드는데 성공한다. 이 상황에서 이방원은 자신을 치기위해 궁궐 내부에 들어와있던 민재의 군사들이 사실은 아들의 강상죄 사실을 덮기 위해서 정변을 일으키려는 모반이라고 몰아서 정도전과 민재를 궁지에 빠뜨리게 된다.

 

하지만 이 스토리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들어가면서 강한나는 몇 명의 남자들에게 희롱과 겁탈을 당하며 몸을 드러내는 장면이 꽤 많이 나온다. 덕분에 영화는 망했지.

 

▲ 작품 속 강한나는 정말 너무 예뻤다. 순진한 모습, 요염한 모습, 자상한 모습 모두 다 잘 소화하더라. (특히 배드신에서의 육체는 내가 본 동류 작품 중 최고였던것 같다.)

 

▲ 그 와중에 최근 방영했던 왕이 된 남자에서 왕비의 시녀로 나온 배우도 봤다. 이름이 오하늬, 필모를 보니까 순수의시대가 데뷔작인것 같다.

 

▲ 캐릭터 확실한 장혁이 맡는 이방원에 대한 기대가 엄청났으나 존재감은 없다. 단지 겉멋을 잔뜩 부리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느낌이랄까? 온갖 멋있는 척은 다 하는데 존재감이 엄청나게 없었다. (장혁으로 이렇게 만드는것도 쉽지 않다.)

 

▲ 필자가 사극에서 제일 좋아하는 앵글이다. 어영부영 넘어가서 엄청 아쉬웠다. 한옥에 있는 한복을 입은 여인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앵글이라고 생각하는데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 강한나의 뇌쇄적 이미지는 상당히 훌륭했다. 그런데 의외로 강하늘이 부럽지는 않았다. 독이 든 사과 느낌이 너무 강했거든.

 

▲ 대부분의 배드신 장면은 디테일이 상당히 좋았고 심혈을 기울인 흔적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민재에게서 여인으로서 느껴야되는 가장 행복한 사랑을 받고 있음을 확인한 뒤에 있었던 부분을 제외한 모든 잠자리 씬이 불필요하고 의미없었다. 만약 이 한 씬만 좀 디테일하고 적나라하게 담고 나머지는 다 민재와 이방원의 이야기로 채웠다면 흥행에 참패는 하지 않았을것이다.

 

▲ 필자가 꼿히는 장면 중 하나로 민재와의 잠자리에서 눈물 한 방울을 떨구는 씬이다.

 

사실 이 장면은 무조건 필요했다. 이방원, 진을 비롯한 모든 남자들은 가희를 그저 남자의 욕구를 채우는 도구 정도로 다뤘다. 아끼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녀를 동등한 위치에서 사랑하지 않았다. 그저 훌륭한 신체를 가진 천한 여자였다.

 

그런데 민재는 달랐다. 신분의 차이를 넘어서 그녀를 사랑하는 여인으로만 대했지. 아마 영화 속 이야기에서 가희는 민재에게서만 그런 사랑을 받았을거다. 위에 배드신은 그와 그녀의 관계에 변화를 나타낸다. 앞의 부분과 비교해보면 많이 다른걸 알 수 있지.

 

만약 영화 순수의 시대에서 화제가 된 장면 중 필요한 부분을 꼽으라면 향낭을 빼앗기 위해 진을 유혹했던 장면과 민재의 진심에 감동을 받고 여자로서 마음을 열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 이 장면이다. 그 외에는 굳이 적나라한 연출을 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이 작품이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신하균과 장혁, 조선 초 왕자의 난 배경을 놓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배신한 것이다. 다소 수위가 높아서 청불을 받더라도 그 부분에 집중했다면 입소문을타고 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것이다.

 

둘째, 감독과 남자 배우들의 속 마음이 의심될 정도로 쓸데없이 많은 잠자리 장면들이다. 2014년에 강한나가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착취를 당했다고 느낄 정도로 너무 많이 나왔다. 아무리 남자라도 돈 내고 보면 열받을 정도로 너무 많은 비중을 여배우의 몸에 할애했다.

 

세 명의 남자 배우들의 캐릭터가 참 순수했다. 다만 순수라는 의미가 관점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뿐이다. 그래서 제목을 저렇게 지었을까? 아무리 의미를 부여한다고해도 불편하고 불쾌한건 어쩔 수 없다. (왕자의 난을 이렇게 쓴다고?)

 

결론

 

투자자들의 돈을 받아서 제작된 작품치고는 너무 양심이 없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3류라고 치부하기에는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지만 재미보다 불쾌감이 먼저 느껴져서 한번 보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보통 이런 경우에 전라 연기를 해야되는 여배우 섭외가 안되서 연기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순수의시대는 강한나가 아주 꽉 잡고 전체 이야기를 하드캐리했다. 등장인물 전부 다 연기력에서는 나무랄데가 없었는데 아쉬울뿐이다.

 

좀 더 대중적인 흥행을 노렸다면 그녀에게 뜻 깊은 결과를 안겨줬을텐데 용기를 낸 열정에 비해서 너무 작품성이 떨어져서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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