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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스터 후기 및 평점 : 결말이 인상적이었던 작품

Movie|2019. 8. 21. 23:01

2016년 12월에 개봉했던 영화 마스터는 7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꽤 준수한 성적표를 받은 작품입니다. 저도 극장에서 봤고 이후 OCN 같은 채널에서 보게되면 그냥 앉아서 보는 작품인데요. 당시에는 여유가 없던 시기라서 따로 후기나 평점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게는 꽤 볼만한 작품이었기에 평점이 높고 천 만 관객에 근접하지 않았을까? 예상하기만 했지요.

 

그런데 오늘 또 보고 찾아보니 의외로 재미없다. 개연성이 떨어진다. 현실성이 없다. 연출이 부족했다 등의 혹평이 많아서 좀 당황했네요. 그래서 저의 개인 기준에서 후기와 평점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전 평점으로 8점을 줍니다. 꽤 재미있었고 다른 분들의 평가를 보기 전까지는 딱 한 가지만 거슬렸고 나머지는 다 괜찮았거든요. 또 결말이 현실성은 없지만 제가 생각하는 것과 같아서 더 좋은 점수를 줬습니다. (현실에서 피해자들은 구제의 대상이 아니라 그냥 약자일뿐이지요.)

 

그럼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세 명의 남자 배우들의 호홉과 케미가 꽤 볼만했던 작품인 영화 마스터의 포스터입니다. 솔직히 제목이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그냥 멋있어보이고 싶었나보다 생각합니다.

 

이 작품의 경우 지금은 꽤 볼만하지만 개봉 당시에는 현실의 초대형 게이트에 묻혔습니다. 그래도 그 상황에서 700만 관객을 넘긴건 상당히 선전했다고 봅니다. 저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늘어지는 느낌이 없어서 재미있게 봤지요.

 

솔직히 오늘 이 작품에 대해서 검색해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너무 혹평이 많고 재미없다는 말도 많았거든요. 그 정도였나? 좀 의외였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의 평에 대해서 하나하나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1. 배우들의 연기력

 

 

1) 이병헌

 

흔히 까방권이라고 하지요? 제게 있어서 이 권리를 가진 배우는 2명 입니다. 이병헌과 최민식이죠.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 주연으로 등장하는 배우에 대한 논란과 질타가 많았지만 광해부터 시작된 그의 연기는 솔직히 티켓을 선택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신뢰를 갖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에서도 그는 관객인 제가 만족할만한 연기력을 보여줬습니다.

 

 

2) 김우빈

 

이 배우는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알고 있습니다. 상속자들에서 보여준 캐릭터죠. 그걸 이 작품에서도 보여줍니다. 그의 연기가 오버스럽게 보였다면 박장군(캐릭터)을 둘러싼 상황들이 억지스러웠기 때문일겁니다. 실제로 이 작품 속에서도 캐릭터 외에 주변부가 너무 어수선했지요. 다른 작품에서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본다면 어떤 느낌일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영화 마스터 속 김우빈은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모델 워킹을 보여주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특유의 대사 처리는 은근히 찰진 맛이 있어서 잘 맞는 옷만 입으면 항상 빛날 배우라고 생각해요.

 

 

3) 강동원

 

영화 마스터를 보면서 유일하게 걸렸던 한 부분이 바로 이 배우에게서 나옵니다. 가끔씩 결의에 찬 억양으로 오글거리는 대사를 내 뱉을때마다 세일러문의 트레이드 마크가 생각나더군요.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너무 귀에 거슬렸습니다. 그런 장면만 아니라면 봐줄만했는데 2~3장면에서 분위기를 확 뒤집어 엎는 대사 처리로 인해서 찝찝함을 남겼죠.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험담을 할 정도는 아니기에 어지간하면 보는데 불편함이 없는데 김재명 캐릭터의 그 오글거리는 대사들, 그걸 소화하는 강동원은 너무 아쉬웠습니다.

 

2. 엉성한 스토리와 개연성 없는 전개

 

사실 전 이 부분에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한 부분들에서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거든요. 왜냐하면 이건 영화니까요. 다만 굳이 꼬투리를 잡자면 김재명 형사가 진회장을 집요하게 쫓는 동기가 빈약하다는데 아쉬움을 가져봅니다.

 

그 외에 개연성이나 불필요한 설정 부분은 동의하기 힘들어요. 그 중 몇 부분에 대해서 개인 생각을 밝혀봅니다.

 

1) 킬러에게 당한 박장군이 살아난 것

 

다량의 마취제를 맞고 복부에 큰 출혈이 동반되는 자상을 입었음에도 결국 살아서 후반을 향해 달려가지요. 이 부분에서 말이 안된다는 이야기가 많더군요. 제 눈에는 진회장이 수위 조절을 미리 했다고 봅니다.

 

2) 박장군 차에 킬러가 미리 타고 있던 것

 

이게 왜 말이 안되죠? 모든 상황은 이미 진회장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게 말이 안된다는 분들은 아직 모르는게 많은겁니다. 저거 영화 속 상상에서만 나오는 설정 아니에요. 한국에서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 속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비싸지도 않아요. 생각보다 많이 저렴합니다. (물론 한국 치안 수준이 높아서 타국에 비해서 단가는 비싸다고 합니다.)

 

 

3) 뜬금없는 김엄마의 배신

 

이게 이해가 안된다는 분들은 작품을 보고 작성한게 맞을까요? 전 처음부터 이해가 되던데 왜 그 상황이 이해가 안될까? 궁금할 뿐입니다. 간략히 설명을 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진회장과 김엄마는 표면적으로 동업 관계지만 실질적으로는 주종 관계입니다. 이 상황에서 일이 끝났다고 자기 지분을 챙겨서 손을 털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죠. 3조의 수익 중 김엄마가 자기 지분으로 천 억원이라도 요구하고 결별을 고했다면 진회장이 가만히 있을까요? 제가 주인공이라도 무조건 처리합니다. 왜냐하면 일에 대해서 다 알고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필리핀 작업이 진행될수록 메인에서 제외되는 김엄마는 위기 의식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최소한 전체 수익의 30% 이상은 자기 지분일테니까요. 대략 1조원 정도의 돈인데 그걸 받아서 나갈수도없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서류상 부부로 남겨져 평생을 찌그러져서 지낼 사람도 아니죠. 결국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건 배신뿐입니다.

 

고용된 가드들 대부분은 돈을 매개로 한 계약관계였기에 일단 자기편으로 스페셜리스트 1명만 섭외를 하게되지요. 박장군이 해킹으로 진회장의 컴퓨터를 먹으면 자기 계좌로 빼낸 뒤 가드들을 돌려세우면 되니까요.

 

4. 필리핀 사기극에 대한 문제 제기

 

어떤 분께서 휴대전화 형태를 보고 배경을 2010년 근처로 해석하더군요. 그러면서 3조원대 합작 사업이면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서 얼굴이 공개될텐데 이미 사망처리된 진회장이 그런 일을 진행하겠냐며 말이 안된다는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자 한 가지만 물어보죠.

 

국가 원수 사이의 만남은 형식적인 선에서 좋은 이야기로 채워지고 실제 협상은 실무자 단계에서 전쟁처럼 진행이 되지요. 예를들면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난건 사진으로 대서특필이 되지만 그 협상을 진행하는 직원들은 비공개죠. 언제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정확하게 다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영화 속에서 진회장이 물밑 접촉 후 공식적인 협약식까지 일을 진행할 생각이었을까요? 언론에 공론화되기 전에 서로 자금력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돈만 먹고 잠수타려던거 아니었나요?

 

5. 일부러 사진에 찍혀줄 필요가 없었다.

 

이 부분은 살짝 애매했는데 답은 지하경제의 대모로 나온 '신선생'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대규모 작업을 필리핀에서 진행하던 진회장은 고액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그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 신선생 뿐이었다. 하지만 국내 설거지 담당자에게는 희망이 없었고 경찰과 배신자가 신선생의 돈을 가져 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돈을 가진 진회장이 조작된 사이트에 속을리는 없다는걸 강동원과 김우빈은 알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던 것이다. 일부러 찍혀주지 않았다면 신선생과의 관계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두 사람의 정체만 탄로나면서 접촉조차 못했을거다.

 

* 참고로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다는 그 조직에서 신상도 털 수 있다. 구글링으로 터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국내에 저장된 모든 기록을 다 털어준다. 그런 서비스도 같이 하고 있다. 결국 진회장이 돈만 쓰면 두 사람의 정체는 쉽게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영화 마스터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중 인정하는건 2가지입니다.

 

첫째, 국내 계획이 엎어진 뒤부터 결말 전까지의 일명 설거지 과정이 지루했다.

 

둘째, 강동원의 대사 처리가 극의 흐름에 반할 정도로 문제가 있었다.

 

솔직히 난 처음 봤을때부터 지금까지 내용도, 전개도 꽤 볼만한 작품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수 많은 험담들에 대해서 반박을 적어봤다. 내가 평론가처럼 한 줄로 평하고 밥 먹고 살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평점은 많이 낮아질거다. 하지만 난 그냥 일반 관객이고 이 작품 정도면 7~8점은 줄만하다고 생각한다.

 

보통의 경우 한 번을 보면 다시 보기 쉽지 않은데 이 작품은 지나치게 어둡거나 무겁지 않아서 가끔 봐도 좋을것 같다.

 

최고의 희열은 바로 결말

 

영화의 결말은 진회장이 빼돌린 돈을 피해자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주는 것이었다. 만약 현실이었다면 국고로 환수한 뒤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만 그 금액을 돌려 받을 수 있다. 그나마 이건 정상적인 경우고 환수한 금액이 피해액보다 적을 경우 다 받지 못하거나 아예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한 마디로 사기를 친 사람이 무조건 이기는 세상이다.

 

그런 현실에서 작가와 감독은 판타지를 선택했다. 국고로 귀속되어야 할 돈을 임의로 피해자들에게 송금해준 것이다. 그것도 잔고가 0원이 되도록 딱 맞게 다 돌려준다. 현실적으로는 제도를 떠나서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 동안 쓴 비용, 숨겨둔 돈 등으로 인해서 원금이 보존되어있을 가능성은 0%다.) 이 판타지같은 결말에 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법치를 근간으로 하는 현대의 국가들은 피해자 구제가 아니라 범죄의 예방과 가해자 처벌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초에 법이 생겨난 이유는 소수의 지배층이 다수의 피지배층을 통치하기 위해서였기에 피해자에 대한 배려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아이러니는 수 많은 사회 문제, 계층 갈등을 유발하며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는데 영화 마스터의 결말이 그 아이러니에 반기를 든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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