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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 후기, 평점, 족보없는 코메디가 1622만 관객몰이

Movie|2019. 5. 24. 11:47

영화 극한직업이 IPTV로 나왔습니다. 2019년 1월 개봉했는데 전 이번달에야 이 작품이 흥행몰이를 했다는걸 알았어요.

 

작년에 국가부도의 날 이후로 문화생활을 안하다보니 전혀 몰랐는데요. 보러 가기에는 너무 애매해서 VOD로 나올때까지 기다렸는데 오늘 보게됐는데요. 내용은 대충 잠복수사를 하다가 치킨집으로 위장했는데 대박난 이야기 정도로만 알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왠걸...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코메디에 처음부터 끝까지 웃기만했네요. 부작용이라면 다 보고 난 뒤에 쓸 말이 없습니다. 그냥 111분? 정말 재밌게봤어요.

 

최근 본 작품들의 평점이 6점을 넘는 경우가 별로 없었는데 이건 9점입니다. 배꼽잡고 웃었기에 다른 분들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참고로 제 평점의 기준은 작품성이 아닙니다. 그걸 판단할 능력이 없거든요. 재미와 대중성, 다른 사람도 봤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제 평가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 영화 극한직업의 마지막 부분에서 나온 출연진 소개 장면입니다.

 

위 다섯명의 배우는 마약반 형사로 나온 주연들인데 한 명씩 캐릭터와 개인적인 느낌을 남겨볼게요.

류승룡

대한민국 남자 배우들, 이미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은 실력자들이 주조연급으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한 명이 바로 류승룡씨입니다. 명량까지는 확실한 캐릭터와 좋은 작품으로 인정도 받고 흥행에도 성공했다면 그 뒤에는 사실 좀 지지부진했던 배우죠.

이름값을 믿고 몇 번 봤다가 매력을 잃어버린 실력자였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작가와 감독이 욕심을 완전히 버려서 완전히 떴다고 봅니다. 의미? 뜻? 다 내팽개치고 제대로 병맛 코메디를 만들어서 1622만이라는 엄청난 관객을 끌어들였고 류승룡씨도 덕을 좀 봤다고 생각해요.

진선규

활동은 오래한걸로 아는데 제 기억에 처음 남은게 SBS 드라마였던 육룡이 나르샤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완전히 각인이 됐네요. 이 작품의 흥행에 1등 공신이라면 바로 이 배우가 아닐까 싶어요. 첫 등장부터 웃게 만들더니 마지막까지 웃게 만드는 히로인이었습니다.

특히 후반부 검거 장면에서는 마치 주유소 습격사건에 유오성 같은 대사를 하더군요. 인상적이었어요.

이하늬

이 작품을 보기 전까지는 그냥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가끔 드라마에 나오는 여자 배우였는데요. 여기서 확 바뀌었습니다. 열혈사제를 시청하면서 조금씩 배우로 보였는데 이 영화를 보니까 이건 머 어후...! 진선규씨와 더불어 영화를 끌고 올라간 주역입니다. 

초반에 '너 나 좋아하냐?'는 진선규의 말에 '그래 XX 사랑한다. XX아'라며 대꾸하는 장면에서는 그냥 빈말이겠거니했는데 후반에 그 라인은 대체 뭐지? 엄청 웃겼네요. 거기에 결말부의 입술박치기(키스라는 말이 왜 안 어울리지?)도 웃겼습니다.

이동휘

응답하라 1988에서 공부보다는 다른데 관심이 많았던 까불이 동룡이로 나왔던 배우죠. 그 뒤 한동안 제 눈에 들어오는 역할은 없었는데 최근 영화 공조에서 중간책으로 나왔을때가 제일 인상적이었던 배우입니다.

사실 이 작품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제정신이었던 캐릭터가 아닐까 싶은데요. 덕분에 정신없이 폭주하는 스토리 라인에 유일하게 쉼표를 찍어준 캐릭터였네요.

공명

솔직히 쓸 말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존재감이 별로 없었어요. 그냥 일단 이 작품에서 스토리, 개연성, 의미, 가치 이런건 내다버리고 웃기나 하자는 생각만 들게 만든 캐릭터니까요.

▲ 선규야 니가 깽판쳐야 이 작품이 살아난다. 명심해 라고 말하는듯한 장면!

다 보고 난 뒤에 생각해보면 류승룡이 그래도 영화답게 스토리를 만들어주면 이하늬, 진선규가 개판 막장을 치면서 놀고, 이동휘랑 공명이 그 판에 휩쓸린 느낌이네요.

 

그 외 기억에 남는 배우와 장면들

 

▲ 역시 신하균씨는 쎈 역할로 나와야 맛이 살아요.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빅매치를 정말 재밌게봤는데 그 느낌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 신하균 보디가드 '선희'로 나온 장진희씨입니다. 얼마나 액션을 잘 찍었으면 제가 이 배우를 찾아봤겠어요. 스턴트, 대역 전문 배우인줄 알았는데 모델이셨네요. 전부터 단역으로 작품도 좀 하셨고요.

 

▲ 고반장(류승룡) 부인 역으로 특별출연하신 김지영씨 모습입니다. 보너스를 받았다며 구찌 가방과 돈을 가져다주니 밥을 안 차리고 일단 씼겠다며 들어가는데 류승룡이 무서워하기전에 이미 전 빵 터졌습니다. 그런데 김지영씨가 특별출연 맞나요? 그냥 조연급이던데... 그나마 스토리 라인에서 포인트 잡아준게 부인이라서 그렇게 느껴지는건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 고반장 부인의 대사가 하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착한 일을 하니까 참고 살았는데....'

 

기억에 남는건 맑고 투명한 기름뿐!

흡사 식객 시리즈인줄 착각할뻔했던 치킨 만드는 장면들입니다. '그 와중에 기름이 되게 맑다.' 저만 생각한건가요? '저런 기름에 튀긴 치킨이 먹고 싶다.' 저만 생각한건가요?

왜?

이 장면이 제일 인상적인가요?

족보도 없고, 계보도 없고, 규칙도 없이 완전 난장판으로 만든 제대로 재밌는 영화 극한직업 후기였습니다.

 

사족

 

이 작품은 다른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요상한 매력이 있습니다. 머리 아프게 이해할 필요도 없고, 연기력이 어떻니, 스토리가 어떻니, 의미가 있니 없니 따질 필요도 없습니다.

정말 지금 당신이 상상하는 거의 모든 유머코드를 다 집어넣고 대충 막 치댄 느낌이에요.

'100가지를 넣어놓고 하나만 걸려라'

딱 이런 느낌이에요.

그런데 전혀 밉거나 싫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다 보고 난 뒤에 '신나게 웃었네', '아 하얗게 불태웠어' 이런 느낌밖에 안 들었어요. 만든 사람들이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지만 1622만명이라는 엄청난 관객몰이를 할만했다고 생각해요.

 ※ 아마 영화를 본 뒤에 사람들이 굽네 길비천왕을 시켜먹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좀 드네요. 왜 난 그게 생각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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