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걸캅스 후기 및 평점 : 주연은 좋았으나 설정이 아쉬웠다.

Movie|2019. 6. 5. 16:32

영화 걸캅스, 영혼보내기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내가 확인한 관람객 수는 160만 명 정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입장에서 결코 나쁜 성적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딱히 좋아하는 장르도 아니었고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킬링타임용으로 선택하기에도 애매해서 vod를 통해서 봤다.

 

가볍게 웃으며 볼만했고 킬링타임 목적으로 소비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평점을 주자면 7점, 다른 작품에 비해서 후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애초에 기대하는게 없어서 볼만했기에 평타라고 생각해서 7점을 줬다.

 

하지만 분명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남자의 시선은 어쩔 수 없지만 결국 남는게 주연 중 한 명인 이성경의 각선미였다는데 아쉬움을 가져본다. 라미란이 고생했고 잘했지만 곳곳에 의도적으로 만들어둔 페미니즘에 기댄 설정은 답답하기만 했다.

 

뜨거운 여름, 페미를 등지고 개봉했다면 300만은 넘었을텐데 아쉬울 뿐이다.

 

▲ 이 포스터에 영화 걸캅스의 아쉬움이 녹아있다. 바로 타임어택 48시간, 비공개 수사라는 카피문구, 실제로 극을 보면서 단 한번도 '시간'에 쫓기지 않았다. 중간에 '이제 몇 시간 남았다.'라는 대사 몇 줄이 전부라서 쫄깃하지 않았다고 할까?

 

단순히 스토리의 문제가 아니라 볼 게 없었다는게 맞다.

 

▲ 유일한 즐길거리였다면 위에 세 명(수영, 이성경, 라미란)이 나누는 애정 가득한 욕설들 뿐이었다. 이 셋 외에 거의 모든 캐릭터의 대사가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더라.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다. 나도 직장생활하면서 거래처를 다양하게 겪었봤다. 사장님들 중에는 대출업자도 있었고, 불법과 합법사이인 애매한 업소들을 운영하는 분, 힘 쓰는 분들 등을 봤다. 근데 저런 식으로 대화하는걸 들어본 적이 없다. 흥분해서 씨를 찾거나 잣을 찾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걸캅스에서처럼 하는걸 본 적이 없다 정말 친분이 두터운 사이에서 잣을 찾는 일은 참 많아도 저런 경우는 없어서 다른 곳은 다 저런가? 궁금하다.

 

일한 볼거리가 잣과 씨앗이었다는건 오락영화로서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기억에 남는게 이성경의 각선미 뿐이었다고 적는게 올바른지는 모르지만 사실이다. 첫 등장 첫 컷부터 이성경의 다리부터 나오지 않았나? 배우들의 잘못보다 작품 자체의 문제라고 본다.

 

▲ 남자인 내가봐도 스타일 좋고, 와꾸가 봐줄만한 3인방, 돈도 좀 만지는것 같고 즐겁게 하룻밤 즐겨도 모양 빠지지 않을만한 남자들 아닌가? 사람 인성? 그런게 무슨 소용이야? 나한테 돈 팍팍 쓰고 즐겁게 놀만한 애들이면 OK지

 

이게 현실이다.

 

* 물론 난 영화 속, 뉴스 속에서 보여지는 현실보다 내 주위 사람들의 현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평범하게 사랑하고 연애하고 이별하고, 결혼한다. 동년배일때는 몰랐는데 나이 차이가 나게되면서 그들이 '그냥 예쁘다'는걸 알게됐지. 사랑하고, 연애하고, 결혼하는 그들의 일상이 예쁘더라. (남녀구분없음) 신기한건 대부분 부부의 연을 맺는 커플을 보면 닮았더라. 신기방기. 어쨌든 난 거래처 사장님들이 보여준 현실보다 주변 사람들이 사랑하며 사는 현실을 더 존중한다.

 

그래서 사실 난 영화 걸캅스 속 사건에 대해서는 별로 감흥이 없다. 

 

* 개인적으로 나는 한국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기에는 아직 미성숙한 국가라고 생각한다. 다들 피해자 따위는 관심도 없잖아. 그냥 즐기는데 최선을 다 하잖아. 근데 왜 이런 영화 한 편에 깨시민 코스프레를 하는지 모르겠다. 행동은 1도 없는 위선들만 가득하다.

 

▲ 라미란이 연기한 박미영 형사의 보직 변경 문제만이 유일한 공감대다.

 

▲ 내가 영화 걸캅스에서 공감하는 문제는 딱 하나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결혼과 출산 이후 기동타격대 팀장에서 민원실 팀장으로 보직변경되는 세태.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의 시선이 잘못되어 생긴 문제. 이것 하나다.

 

극 후반에 팀장의 지휘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타 부서를 보여준건 과장보다는 이 부분을 언급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테러가 아니라도 충분히 위협적인 상황이 많을텐데 그런 상황에서 활약할 대응팀도 분명 있을텐데 결혼하고 애를 낳고 좀 쉬었다는 이유로 민원실 발령이라니, 그 상태로 10년. 남자, 여자를 떠나서 경험많고 유능한 인재를 윗분들과 질펀하게 놀 수 없다는 이유로 버리는건 너무 창피하지 않나?

 

* 사원에서 과장을 다는건 능력과 연관이 있지만 과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는건 능력과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다.

 

▲ 난 경찰들의 태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얼마 전에 취객 여성을 건드리지 못한채 방치한 경찰 이야기가 화제였지? 어쩔 수 없는거다. 신체접촉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했더라도 여자가 정신이 든 다음에 보니 별로면 추행이고, 상대가 괜찮으면 호감 표시거든. 건드리지 않는게 최선이다. 이중잣대가 사라지지 않는한 남녀 구분없이 억울한 피해자들은 계속 생길 것이다.

 

▲ 열혈사제에서 나왔던 쏭삵? 순한 역할보다 강하고 쎄고 악한게 더 잘 어울린다.

 

▲ 단 한 장면으로 분위기 반전시킨 성동일 등장 화면

 

▲ 참 많은걸 생각하게 만들었던 나쁜 놈

 

요즘 유튜브를 틀면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향수 광고, ~썬, 신종 ~약, ~클럽 등이 마구 생각나게 만들던 악당이다. 거기에 수준급 싸움 실력까지 가진 만 점짜리 남자 캐릭터였다. 약만 빼면 부러운 놈이다. 

 

▲ 극 중 이성경이 '왜 이런 짓을 하는거냐?'고 묻는다. 상대는 '재미있으니까'라고 대답한다. 그냥 돈벌이라고 하면 창피했나? 강제로 하는건 재미로 하는 사람이 있지만 영상까지 찍어서 유포하는 행동을 재미만으로 하는 사람은 없다.

 

▲ 후기에 꼭 넣고 싶었던 말이 있다. 아우디 정말 튼튼하네. 이성경 차랑 계속 부딪히는데 꿈쩍도 안하더라. 차량 추격씬보다 저 차가 말짱한게 더 인상적이었어.

 

참 할 말이 없는데 이 말은 꼭 해야겠다.

 

난 이 작품에서 여성 캐릭터들 외에 모든 남성들을 무능력하고 한심하고 부패한 존재로 그려냈다는데 큰 아쉬움을 갖는다.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덕분에 남자, 여자 편가르기만 하게 됐다.

 

 ▲ 어느정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1점, 10점은 사람이 줄 수 있는 점수가 아니다. 싸움의 결과물일 뿐이다. 그리고 1점 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국영화 중 관객 100만명을 넘길 수 있는 작품은 1년에 1~2편 밖에 없어야 정상이다. 결국 다 거짓이다. 왜? 10점을 준 여성관객들과 반대편에서 싸우는 사람들이거든.

 

결국 영화 걸캅스는 꽤 묵직한 사회 문제와 현실을 담아냈고, 마침 연상되는 사건도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 주연 배우들에게 큰 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녀 편가르기로 인해서 160만이라는 관객밖에 불러들이지 못했다.

 

많은 분들은 페미라도 끌고가지 않았다면 더 흥행이 어려웠다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남녀 전쟁만 아니었다면 300만은 봤을법한 작품이다. (워낙 개봉시기가 시끄러울 때였거든)

 

사족

 

내용은 온통 험담인데 평점은 7점이나 준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저냥 시간때우기 용으로 볼만한 작품이었거든. 솔직히 후반에 나쁜놈들 잡을때 좀 통쾌한 부분도 있었다. 베테랑이 떠오르는 전개도 좀 있었지. 전체적으로 돈 아깝다고 부들거릴 정도는 아니었다.

 

7천원 내고 보면 만족스럽고, 12000원에 2시간 동안 시원한 영화관에서 데이트한다면 평타, 1.2 + 팝콘 + 콜라 콤보세트라면 돈 아까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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