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쓰리 썸머 나잇 (Three Summer Night, 2014) 후기, 평점, 수위

Movie|2019. 5. 26. 12:54

이제 곧 여름, 휴가철이 예정되어있다. 그렇다보니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쓰리 썸머 나잇을 보게됐다. 청소년 관람불가(이하 청불) 등급을 받았기에 남자로서, 어른으로서 기대하는 바가 꽤 컸던 작품이다. 해우대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서른살짜리 남자 셋의 원나잇 도전기? 정도로 생각하고 B급 코메디를 기대했다.

 

애초에 난 작품성, 개연성 같은데 관심이 없었다. 그저 시각적인 즐거움과 적당한 웃음으로 시간을 채우기만 기대했다. 하지만 내가 이 작품에 주는 평점은 5점이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 사회성이 부족한 상태로 엄청나게 재미없는 인생을 살아온 입장에서 이 작품의 시놉시스는 꽤 흥미를 끌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저 여자, 여자, 여자. 그리고 정말 공사판 아재들이 술자리에서 쏟아낼법한 수준 떨어지는 음담패설을 남자끼리 주고 받는다. 그것도 대낮에 길 한복판에서 연출된다.

 

아... 내가 이런 경험이 없어서 그런가? 공감이 안 됐고 불쾌했다.

 

그나마 영화 쓰리 썸머 나잇에서 유일하게 웃게 만들어준 류현경씨 모습이 나온 포스터를 대표로 걸어본다. 그 외에는 웃어야될지, 울어야될지 감이 안 잡히더라.

 

약 7만명이 관람한 폭망 작품이지만 후기가 있을까해서 찾아봤더니 '남자라면 공감할만한 내용' 이란다. 사람마다 경험한게 다르니 반박은 할 수 없으나 개인적으로 나는 재미있지도 야하지도 않았다.

 

* 청불 등급을 받은건 당연하지만 고작 보조 출연자의 상반신이나 찍어 올리는걸로 남자들을 끌어모을려고 했다면 크게 실수한거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장면마다 수위가 높다고 볼 수 있으나 이야기 흐름을 생각하면 낮은 편이라고 보는게 맞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업소에서 만나는 여자가 아닌 엑스트라 여자의 상반신을 볼 수 있다는것 정도겠네.

 

영화의 초반부는 꽤 볼만했다. 내 갈증도 풀어줄 수 있는 시작이었거든. 솔직히 직장생활하는 남자 셋이서 작정하고 놀면 저 정도는 부담스럽지도 않잖아? 신나기도했고 그 다음 전개가 아주 의외여서 만족스러웠다.

 

문제는 해운대에 도착한 이후의 일이 너무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서 해수욕장을 뒤집어놓는 상황에서부터 시작한다. 의도된 연출이 시종일관 수영복 차림의 여성을 훑고 지나가고, 나이먹은 아저씨가 20대 여학생들을 고작 꽃등심으로 꼬시는 설정, 젊은 남자들과의 시비와 도망, 그 과정에서 끝까지 여성의 신체에 집중된 시선은 혈기왕성한 남자 이야기가 아니라 '미친' 상태 같았다.

 

더불어 해운대에 온 여성들을 남자나 꼬셔서 술, 밥, 숙소를 해결하려고 몸땡이만 끌고 온 사람으로 취급을 해 놓고 있더라. 물론 그렇게 오는 사람도 꽤 있지만 대놓고 인구의 절반을 적으로 돌린 꼴 아닌가?

 

이 작품에서 여성성을 빼고 보면 정말 아무것도 없더라.

 

더군다나 대사나 상황, 스케치는 색즉시공이 인기를 얻었던 2000년대 초반에나 먹힐법한 수준이었다. 그나마 2000년대 초반 작품들은 배우들 인지도라도 높아서 입소문이라도 났는데 영화 쓰리 썸머 나잇은 남주, 여주 모두 티켓파워가 없어서 그대로 폭삭 주저 앉았다.

 

솔직히 말하면 멀티플렉스 이용 관객 중 커플, 연인의 비중이 상당히 큰데 이 작품은 그들이 보기에 부적절한 내용이었다고 본다. 그래서 더 흥행에 참패했겠지.

 

* 가끔보면 한번만 걸려라 식으로 제작하고 개봉하는 작품들을 만나는데 좀 생각 좀 하자. 돈 벌려고 하는 일이면 생각 좀 했으면 좋겠다.

 

정작 해운대는 제대로 담지도 못하고 해변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젊은 여자들만 담아냈던 영화, 참 답답하더라.

 

누군가 후기를 남겼는데 그 내용에 공감이 가더라.

 

'무서워서 해운대를 못 가겠다.'

 

한줄평

 

11살, 12살짜리 초등학교 남자아이들이 궁금해할만한 소재와 시선으로 청불 등급을 받아버렸으니 사람들이 볼까?

 

사족

 

실제로 저 세 주인공의 마음으로 원나잇을 즐기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부담이 없다는 이유로 배우자가 있는 상대만 골라서 즐기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 그런데 그건 현실이고 실제잖아, 굳이 그걸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봐야할까? 집에서 혼자봐도 자꾸 스킵하게 되던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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