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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롱 리브 더 킹 후기/평점/원진아/김래원 _싱거운 국밥을 먹은 기분

Movie|2019. 6. 19. 12:52

혹시 '해바라기'를 아시나요? 김래원, 김해숙이 출연한 조폭 영화인데 지금도 가끔 틀어놓고 볼 정도로 재미있게 본 작품입니다. 이번에 영화 롱 리브 더 킹을 기다리면서 해바라기를 기대했었죠. 그냥 좋아했던 남자 주인공, 드라마 라이프에서 인상적이라 쫓아다니며 찾아보는 배우 원진아의 출연이라 꼭 봐야되는 상영 예정작으로 찍어놓고 있었습니다.

 

가능하면 좋은 쪽으로 후기를 적으려고 작정하고 방문했던 개봉일 첫 상영회차를 보고 나온 느낌은 '원진아 어떻게하냐?'였네요. 상영이 끝난 뒤 안내하는 매니저가 관객평가 조사라며 평을 부탁했는데 '그저 그랬다.'고 답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평타(스텝과 배우 모두 수고하셨습니다.)를 7점으로 주는데 이 작품은 평점 6점을 주겠습니다.

 

▲ 6월 19일 개봉일 1회차 상영분을 본 인증샷입니다. 서산 롯데시네마에서 관람했고 관객은 저 포함해서 4명이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건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을 꼬옥 잡고 들어오셔서 관람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두 분에게 어떻게 보셨는지 묻고 싶네요.

 

▲ 영화 롱 리브 더 킹 후기에 담아보는 메인 포스터입니다. 조폭을 다루는데 포스터가 너무 밝아서 어색하지만 작품의 내용을 잘 표현했다고 봅니다. 몇 장면을 제외하고 극한직업 느낌이 살짝 나더군요. 초반에는 '이거 코메디 장르인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 작품의 내용은 심플합니다.

 

현역 국회의원이 조폭과 결탁하여 목포에 테마파크를 건설해 막대한 부를 갖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선거철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시장 상인들의 반발로 공사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용역을 불러 법 집행을 하려했지만 용역회사 대표 김래원이 시장 상인들의 편에서 싸우는 변호사 원진아에게 반해서 일이 진척이 안 되게 됩니다. 공사를 시작도 못 한 상태에서 선거에 돌입한 최귀화는 3선을 장담하지만 목포 시민들은 전직 조폭이었다가 복지회 수장이 되어 새 삶을 살아가는 최무성을 무소속으로 출마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원진아가 '좋은 사람'이 되라며 '너 싫어~'를 시전했는데 김래원이 말 귀를 못 알아먹고 진짜 좋은 사람이 되려고 최무성 밑으로 들어가게되고 어쩌다보니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게 되면서 당선까지 된다는 이야기죠.

 

문제는 말입니다.

 

저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는데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비록 두 주연에게 티켓파워를 쥐어줄 정도로 관심을 두고 있지만 영화 시작 10분이 되기전에 '그냥 나가도 되겠는데?' 싶었습니다. 엔딩까지 그 느낌은 지워지지 않았죠.

 

'엄청 재미없네'는 아닌데 포장해주기는 양심에 찔린다고 해야될까요? 그래서 평을 '싱거운 국밥 한 그릇을 먹은 느낌'으로 하겠습니다.

 

▲ 철거 용역업체 대표로 나온 김래원과 시장 상인들 편에서 싸우는 변호사 원진아의 첫 만남입니다. 초반부에는 약간 코메디로 가려나? 싶은 느낌이 들었죠. 효과음이나 상황이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 전직 조폭 최무성이 개과천선하여 운영하던 천 원짜리 가정식 백반을 파는 식당을 맡게 되는 보스의 모습입니다. 이 설정이 너무 무의미하게 소비되면서 지루해졌어요. 마치 극한직업의 흥행공식 코드를 ctrl + c, ctrl + v로 붙여넣기를 했는데 오류가 생겨서 설정만 옮기고 재미는 못 옮긴 느낌입니다.

 

▲ 목포 지역에서 명망을 얻고있던 황보윤 역의 최무성씨입니다. 요즘 녹두꽃에서 너무 잘 보고 있는데요. 영화 롱 리브 더 킹에서는 '악마를 보았다'에서 봤던 모습이 살짝 보이더군요.

 

황보윤의 캐릭터도 스토리가 좋아서 잘 녹일 수 있었을텐데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일방적으로 소모된 느낌이 강했습니다. 재미보다 지루함이나 밋밋함을 만들어냈다는거죠.

 

▲ 어쨌든 정치 이야기를 다룬게 롱 리브 더 킹인데 아직도 선/악의 구조로 다룬다는데 실망감이 컸던것도 꼭 적고 싶네요. 이야기 속에서는 나쁜 놈으로 나오는 기존 지역구 의원 최귀화였지만 아직도 정치를 다루는데 권선징악 프레임을 씌운다는데 실소가 나옵니다.

 

엄밀히 말하면 황보윤(최무성)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유와 과정도 누군가에게는 협잡이고 기분이 나쁜 일이라는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유명한 팟캐스트 운영자들이 밀어주고, 상대 진영 후보와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시장 상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등판했으니까요.

 

이 작품을 끝으로 정치를 선과 악으로 다루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치는 '내 편'과 '네 편'의 싸움입니다. 그래서 투표권이 부자도 1개, 빈자도 1개죠.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이익이냐 남의 이익이냐의 싸움일 뿐입니다. 쉽게 말하면 전쟁이죠. 전쟁터의 군인에게 옳고 그름, 선과 악을 물으면 무슨 대답이 돌아올까요? 본질을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 맛에 맞게 맞추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1970년대가 아니니까요.

 

▲ 얼렁뚱땅 둘이 사귀게 되는데 어쨌든 원진아는 확실히 보석이 맞긴 하네요. 노래방 복도에서 김래원을 밀어내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네요. 근데 목포 영웅의 탄생 계기라서 어쩔 수 없이 연결하는건 나무랄 수 없지만 너무 색깔을 많이 빼버려서 시간만 잡아먹는 설정이었습니다.

 

▲ 영화 롱 리브 더 킹 후기를 적을 수 있게 도움을 준 배우가 바로 진선규입니다. 김래원의 반대편에 서 있던 조폭 두목으로 나오는데 이 배우가 없었으면 아마 초반에 극장에서 나왔을겁니다.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밍밍한 국밥에 고추가루 색깔이라도 입혀준 유일한 캐릭터가 바로 진선규씨가 연기한 조광춘이었습니다. 거기에 외모도 딱 맞고, 연기도 잘해서 단짠을 좋아하는 저를 끝까지 상영관 좌석에 붙잡아뒀습니다.

 

* 엔딩에서 예상외의 전개라며 칭찬하는 평을 봤는데 그것도 재미있게 봤을때 이야기입니다. 전 그 엔딩을 보면서 '뭐 하자는 거냐?'라는 느낌이었네요. 생뚱맞고 억지스러웠어요. 마치 나도 '극한직업' 처럼 대박을 치고 싶다.는 몸부림 같았어요.

 

▲ 이 배우들 모두 개성이 강하고 연기도 잘해서 그냥 마구잡이로 치고 받는 내용이었어도 평타는 쳤을텐데 감독님이 생각이 많았나봅니다. 더불어 원진아씨는 아직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못 찾은것 같네요. 옷만 잘 찾아입으면 인생작 하나 나올 것 같은데 쉽지가 않네요. 어쨌든 전 영화 롱 리브 더 킹을 보고 아무 맛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화라도 났다면 7점을 줬겠지만 그마저도 없어서 6점 드립니다.

 

결론

 

치밀하거나 대책없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했다면 무슨 맛이라도 느꼈을텐데 수 십가지의 조미료를 다 섞어버려서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사족

 

마흔의 나이에 눈시울이 고장났는지 김래원 절친 어머니만 나오면 그렇게 눈물이 나오더군요. 이유를 모르겠지만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도 엄마로 나오셨던 '길혜연'님은 함자를 기억해야겠네요. 저 눈물에 의미를 채워줬다면 좋았을텐데 끝까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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