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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돈(money) 후기 및 평점/류준열/원진아/조우진 배역

Movie|2019. 5. 20. 17:59

이번에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이 출연한 영화 돈의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故 박용하, 김민정, 박희순, 김무열이 열연한 '작전'이 떠올랐다. 150만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해서 흥행에는 실패한듯 했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작품이다.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인상적이었던 배우 조우진, 10년전 작품인 작전 이 두 가지로 인해서 난 개봉 첫 날, 첫번째 상영분을 직접 관람했고 그 후기를 남긴다.

 

개인 평점으로 6점입니다.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 꼭 그렇다고 칭찬할만큼 좋지도 않다.`

 

▲ 서산 롯데시네마에서 오전 8시 50분 1회차를 관람한 인증샷입니다.

 

먼저 영화 돈 후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사전에 온라인에서의 반응이 궁금해서 찾아본 후기에서 아주 재미있는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남깁니다.

 

모 카페에 올라온 시사회 관람객의 글을 봤는데 여자 감독이 작품 속에서 '여자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똑똑히 봤다.'며 아주 불쾌한 늬앙스의 글을 올렸더군요.

 

전 남자니까 당연히 기대했고 완전히 실망했습니다. 여성의 비중이 거의 없었고, 문제로 삼은 직원의 옷차림도 무난했거든요. (이상한 곳이 나온곳도 아니고 그냥 호텔 서비스던데?)

 

또 극의 내용 중 군도 상영 장면이 나오는걸로봐서 촬영이 완료된건 한참 전이더군요. 극에서 나온 원진아씨도 지금은 저도 눈여겨보는 배우지만 당시에는 완전 무명이었을텐데 그정도 분량이라도 나온건 욕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작전에 비해서 여성을 나쁜쪽으로 소모하는 모습이 거의 없습니다.)

 

영화 돈은 작전과 다르다.


이 작품의 내용은 증권회사 주식 브로커와 모종의 세력이 일부러 상황을 조작해서 예측된 수익을 얻어내는 일입니다. 보통 이런 행위를 작전이라고 부릅니다. 사전에 불법적으로 획득된 정보 혹은 자본을 이용해서 시황 자체를 조정함으로써 예측된 상황에서 예측된 행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 거니까요.

 

10년전에 나온 비슷한 작품이 개인투자자(일명 개미)와 작전 세력 사이의 정보 불균형을 통해 일방적으로 한 쪽이 이익을 얻는 방식의 내용이라면 이 작품은 철저하게 브로커(류준열)의 원맨쇼로 끝까지 채워집니다.

 

그래서 주식에 대해서 알 필요가 전혀 없더군요. 주인공이 하는 일은 전화를 받고 시키는걸 하는 행위 밖에는 없으니까요. 그에 대한 설명도 없고, 관객의 이해를 구하지도 않습니다.

 

솔직히 박누리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부분에서는 썩 괜찮은 구석이 있다고 보지만 제가 기대한 재미면에서는 많이 떨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시간이 잘 가고 몰입도 잘 됐지만 만족감이 떨어진다고 해야될까요? (집에서 vod로 봐도 좋을것 같더군요.)

 

▲ 원진아가 나온 스틸컷이 이것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드라마 라이프를 통해서 처음 알게된 배우가 바로 원진아 입니다. 순수, 미모를 떠나서 그 특유의 표정이 인상적이어서 기억을 하는데요. 아마 영화 돈을 촬영할때는 더 무명이었을겁니다. 그럼에도 조연급이었고 캐릭터가 갖춰진 역할 중 유일한 홍일점이었네요.

 

캐릭터 자체는 작전에도 참여하고, 돈이 붙는 사람과 노는 성향을 가진 사람입니다. 사랑을 전제로 한 관계가 아니라 정보와 돈을 전제로 한 관계를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스타일이죠. 불륜까지도 불사하는 성공에 대해서 적극적인 캐릭터입니다. 극 중 그녀의 대사처럼 그냥 '애인'일 뿐입니다.

 

극 전체를 통틀어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를 알려줄때 류준열의 시선이 자신의 가슴팍에 꼿히는걸 알면서도 그냥 놀리듯 넘어간거죠.

 

* 위 상황에서 박시은이 적극적으로 조일현을 이용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렀겠지만 오히려 남자가 여자한테 접근하면서 그냥 '관심을 보이는 남자와 놀았을 뿐'인 상황이 되어버리죠.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이상한 맛이 되는거죠.

 

만약 이 작품을 vod로 봤다면 전 무조건 류준열의 시선이 원진아의 상반신에 꼿히는걸 넣었을텐데 스틸컷으로만 올리려니 사진이 없네요. 아쉽습니다.

 

* 블로그에 올릴 수 있을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는 화면입니다.

 

혹자는 원진아의 캐릭터 박시은의 행동들을 불쾌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전 별 생각없이 봤습니다. 여자라는 큰 범위가 아닌 박시은 개인의 가치관 문제니까요. 그런 캐릭터를 등장시켜서 한 방을 만든것 뿐이지요.

 

* 제가 위에 스틸컷을 쓴 이유는 하나입니다. 작품을 보는데 계속 눈에 거슬렸던 핑크색 의상이거든요. 홍일점인건 알겠는데 유독 분홍색 상의를 많이 입고 나오더군요. 전 그게 불편했습니다.

 

▲ 류준열이 그나마 눈에띄는건 돈맛을 본 뒤 잠깐동안 미쳐있던 순간 뿐이었다.

 

전 개인적으로 위 스틸컷에 나온 그의 눈빛에 좋은 점수를 줍니다. 하지만, 독전때도 그렇고 영화 돈 때도 그렇고 딱 콕 집어서 말할 수 없는 아쉬움을 남기는 배우가 아닌가 싶어요.

 

마치 이선균씨 같다고 해야될까요? 비중있는 조연급으로 주연과 이야기를 받쳐주는 역할이 모두를 위해서 좋을것 같은데 꼭 주연으로 나오는거죠.

 

중견급 남자배우들의 젊은층 티켓파워가 떨어지니 급조된 카드같은 느낌입니다.

 

※ 솔직히 독전이 더 높이 날 수 있었는데 그 정도에서 멈춘게 전 류준열이 이박사라서 그랬다고 생각했거든요. 정말 묻고 싶은데 이 배우가 왜 이리 뜬건지 이유가 너무 궁금해요. (저 나이대에서 이해가 안되는 성공을 한 배우들이 몇 명 있죠. 그저 젊은층 공략을 위한 카드를 키우는 중이라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

 

▲ tvn 도깨비에서 특유의 말투로 관심을 끌었던 배우 조우진님, 작년에 국가부도의 날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는데요. 영화 돈에서도 역시 기대감을 져버리지 않았습니다.

 

비중있는 조연(등장인물에서는 주연으로 나오지만 제 기준에서는 조연)으로 원맨쇼의 단점을 많이 상쇄해준 느낌입니다. 만약 이 분의 캐릭터가 없었다면 죽도밥도 안 됐을거에요.

 

착한 역할도, 나쁜 역할도, 독사같은 역할도 다 너무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 수 백개의 정황만 가득 안고있는 사냥개 한지철의 모습

 

개인적으로 영화 돈 관람 후기에서 아쉬움을 남기게 하는건 스토리나 연기력이 아니라 조일현(류준열)의 캐릭터입니다. 원맨쇼인데 그 1명이 너무 답답하게 나왔다는거죠.

 

위 스틸컷처럼 주인공과 유지태(번호표), 그 외 작전 멤버들이 한 행동은 잘못된 것이 맞지만 증거가 하나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 상황을 만들기위해서 일부러 주식 브로커인 조일현 (그 외에도 박시은 등의 객원 멤버들)을 사용해서 수익을 떼어준거죠.

 

왜?

 

유지태를 중심으로 점조직으로 구성된 멤버들이 서로 모르는 상태로 주식 거래 프로세스 안에서 자기들 할 일만 했으니까요. 의심은 되지만 명확한 증거가 남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던겁니다. 이를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에는 강제 수사권이 없어서 정의로운 개인이 열심히 뛰어다녀도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죠.

 

그런데 작전 세력인 조일현은 너무 불안해하고 너무 티나게 돈을 쓰게 됩니다. 똑똑해서 기본급 300에 인센티브 무한대인 직장에 들어간거 아닌가? 범죄라는걸 알고도 시작했으면 감옥에 갈 것은 왜 예상하지 않았지?

 

그걸 긴장감이랍시고 이야기에 꽤 많은 비중을 할애한건 완전 실망이었어요.

 

* 만약 제가 유지태 였다면 sos를 받고 극장에 불러냈을때 버렸을겁니다. 사냥개가 죽기 전에 주인을 물 수는 있지만 툭하면 겁을 먹고 주인에게 이빨을 드러내지는 않거든요.

 

참고로 유지태를 보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한다면 거의 못 볼 거에요. 원진아씨가 연기한 박시은이 더 많이 나옵니다.

 

사적인 결론

 

류준열을 좋아하면 볼만한 작품일테고, 유지태 때문에 본다면 욕 나올테고요. 어른들 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전혀 만족스럽지 않을겁니다.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건 주식과 관련해서 아는게 없어도 주인공이 다 알아서 움직이며 보여주니까 이해하는데 불편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만약 극에서 원진아가 아주 쎈 캐릭터로 등장하고, 류준열이 돈에 미쳐야만 했던 상황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엮어서 마지막에 유지태, 조우진과 함께 개싸움을 하는 구도였다면 꽤 재미있었을겁니다.

 

* 극의 첫 대사가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였나요? 거기서부터 시작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 처음 영화를 본 뒤에 집에 걸어오면서 '돈맛'에 대해서 쓸 생각이었는데 적다보니 쓸 필요가 없네요. 아무리 지루했어도 나올때 엔딩크레딧 한 줄이라도 보고 나올려고 앉아있었거나 기분이 좋았으면 후기가 칭찬이 가득했을텐데 아무 맛이 없는 아이스크림을 먹은 느낌입니다.

 

개봉일에 첫 회차를 보고 쓴 후기를 옮겨봤는데요. 이미 두 달이나 지났고 vod로 영화 돈이 출시한 상황입니다. 거기에 전 원진아씨의 팬이죠. (라이프에서 그 절규 장면을 잊을 수 없네요.) 그런데도 아직 다시보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처음 쓴 제 느낌이 아직까지는 유효하다는거죠. 드라마보다 영화의 집중도와 몰입감이 떨어진다는건 참 씁쓸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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